우리나라 한과의 종류 중 하나인 유밀과는 밀가루에 기름과 꿀을 넣고 섞은 반죽을 모양을 내고 기름에 지져서 꿀에 즙 청했다가 먹는 과자로, 유밀과는 밀가루 반죽을 과일 모양으로 만들어 기름에 지진 가짜 과일이라는 뜻의 가좌로 유밀과라고 불렀으며, 옛날부터 제사상에 과일 대신 유밀과를 올렸습니다.
이러한 유밀과는 유과와 같은 말로 쓰이기도 하는데, 유과와 유밀과를 만드는 재료를 보면 유과는 찹쌀가루를 사용하고, 유밀과는 밀가루와 메밀가루 등을 사용하여 둘이 만드는 재료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유과의 종류에는 강정과 산자, 빈사과 등이 있으며, 유밀과의 종류에는 약과 등이 있습니다.
유밀과의 대표적인 것은 현재 많은 사랑을 받는 약과인데, 약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밀가루에 기름을 넣고 반죽한 다음 꿀과 술 등을 넣고 반죽하여 문양이 있는 약과 판에 찍거나 반듯한 두께와 크기로 네모 모양으로 썰어서 기름에 지집니다. 이렇게 지진 것은 꿀이나 조청에 생강즙과 계핏가루, 후춧가루를 넣은 것에 약과를 담가두었다가 약과 속까지 스며들면 그늘지고 바람 부는 곳에 말렸다가 먹습니다.
유밀과는 만드는 모양에 따라 약과와 만두과, 다식과, 타래과, 매작과, 朴桂 등으로 불리는데, 매작과는 만드는 모양이 특이하여 제례에 주로 사용하며, 잔칫날과 같은 때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옛 문헌인 규합총서의 내용을 보면 밀은 4시 정기요, 꿀은 백약의 으뜸이며, 기름은 살충과 해독을 한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어 유밀과의 종류 중 약과와 만두과, 다식과를 약과라고 부릅니다.
유밀과는 예로부터 일찍 개발되었고 굉장히 성행하여 귀한 음식으로 여겨졌던 음식으로 고려시대 때 충렬왕의 폐백 음식으로 쓰이기도 하였으며, 고려시대의 연등회와 팔관회, 제향, 크고 작은 연회에는 항상 유밀과를 상에 올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귀한 재료로 만드는 유밀과를 너무 지나치게 사용하자 고려시대 숙종 때에는 유밀과를 너무 남용하지 않도록 유밀과 사용을 제한하는 금령이 내려졌고, 조선시대에도 비슷한 상황이 생겨 제향, 헌 수, 혼인 이외에는 유밀과를 사용하지 않도록 제한하기도 하였습니다.
1. 약과
약과는 유밀과의 종류 중 하나로, 밀가루에 기름과 꿀을 넣고 반죽해서 약과 판으로 모양을 낸 다음 기름에 지지거나 튀긴 것을 조청이나 꿀로 만든 즙 청에 담갔다가 약간 굳힌 후 먹는 것으로, 달콤하고 맛이 좋아 유밀과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습니다.
약과 중에서도 모양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른데, 약과 틀로 정교한 꽃 모양을 찍어낸 약과는 궁중 약과라 부르며, 반듯하고 일정한 두께와 크기의 네모 모양으로 만든 것은 개성모약과라고 부릅니다. 옛 문헌인 성호사설에서는 약과는 다양한 과일 모양이나 새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후에 약과를 고이는 풍습이 생기면서 넓적하게 자르게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약과는 널리 알려진 과자여서 대부분의 옛날 조리서에는 약과에 대해 기록되어 있으며, 음식디미방에서는 밀가루 1 말에 꿀 2되와 기름 5홉, 술 3홉, 끓인 물 3홉을 섞어서 반죽하여 모양을 내고 기름에 지진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즙 청 1되에 물 1홉 반만 섞어서 묻힌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음식디미방 이후의 문헌에서는 약과 반죽에 청주나 소주 등의 술을 넣으며, 즙 청할 때는 생강즙과 계핏가루, 후춧가루 등을 섞어서 좋은 향이 나도록 만들었습니다.
약과를 만들 때는 같은 분량이라도 넣는 순서가 다르면 실패할 수 있는 까다로운 과자인데, 약과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인 밀가루에 기름을 넣고 골고루 섞는 해후한다는 단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옛 문헌인 술 만드는 법에서는 약과 반죽 방법이 나와 있는데, 약과를 만들 때는 참기름을 너 홉 정도 넣고 편에 물을 축이듯 잘 섞어 굵은 체를 사용해 내린 후 알맞게 반죽해서 홍두깨로 밀고 흩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떡 받침에 쏟아서 단단하게 밀고 자른 후 지진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약과 반죽에 기름을 많이 넣으면 기름에 지질 때 쉽게 부서질 수 있고, 기름을 너무 적게 넣으면 단단해지기 때문에 알맞은 반죽으로 만들어야 즙 청이 잘 된다고 하였습니다. 약과를 지질 때는 기름을 살짝 붓고 끓으면 반죽 서너 개를 넣어서 부서질 듯하면 센불로 지지고, 단단할 것 같으면 약한 불로 지져서 즙 청한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렇게 튀긴 약과를 즙 청할 때는 조청에 계피, 후추, 생강을 넣고 만들며, 속까지 잘 배어들면 그릇에 담는다고 하였습니다.
이때 즙 청에 쓰이는 조청은 찹쌀로 만든 것이 좋고, 다른 조청과 다르게 쌀이 닷 되면 엿기름을 석 되 넣어야 쉬 삭고 색도 붉어서 좋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문헌인 규합총서에서는 기름을 붓고 타지 않게 수저로 뒤적여 숯불에 지지는데, 과줄이 뜨면 수저로 누르고 적당히 익어 위가 트면 꺼내서 계피, 후추, 건강, 생강즙을 섞은 즙 청에 담그며, 즙이 과줄 속까지 스며들면 꺼내서 바람을 쐬게 한 후 굳으면 잣가루를 뿌린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다른 문헌에서는 연약과는 밀가루를 볶아서 반죽해서 만든 과자로 약과가 더 부드럽고 연하다고 기록하였습니다.
약과 중에서 개성 지역의 모약과는 평상시에 먹는 것은 마름모 모양으로 작게 만들어 지지는데, 경사스러운 잔치 또는 제사상에 올릴 때는 크게 만들어서 고입니다. 개성식 폐백 음식은 두 개의 큰 동이를 준비해서 한쪽에는 손바닥 크기의 모약과를 쌓고 대 꼬치로 고정하며, 다른 쪽에는 개성 주악을 쌓아서 가운데 생과일을 놓고 위에는 다양한 과자로 장식합니다.
이러한 약과는 통일신라 시대 때부터 불교의 제물로 사용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1900년대의 문헌인 조선 상식에서는 조선이 만든 과자 중에서 가장 상품이고, 정성을 다해 만드는 점에서 세계에 그 짝이 없을 만큼 특색이 있는 과자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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