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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정월대보름 음식 7가지

by 홍나인 2024. 2. 22.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의 정월대보름은 음력으로 정월 보름인 1월 15일 상원을 말하며, 7월 보름을 말하는 중원과 10월 보름 하원을 포함한 삼 원 가운데서 으뜸입니다. 이러한 정월대보름은 신라시대부터 지켜온 명절이며, 달이 가득 찬 날이라 하여 액과 재앙을 막는 것을 중요시했습니다.

 따라서 정월대보름에는 개인이나 집단을 위해 의식과 행사를 진행했으며, 개인적으로는 부럼 깨기와 묵은 나물, 오곡밥 먹기, 귀밝이술 마시기, 복 쌈이나 달떡 먹기 등이 있고, 집단적으로는 줄다리기, 돌싸움, 고싸움, 차전놀이 등 한 해 동안 농사가 풍년이 되길 비는 의식을 치렀습니다.

 옛날 우리나라는 농경이 주로 발달한 사회였기 때문에 설날부터 정월대보름까지 동안 동네의 어른들을 뵙고 인사를 드리며 한해의 농사를 준비했습니다. 이러한 대보름은 개인적이고 가족 중심의 명절인 설날과 다르게 개방적이고 집단적인 마을 공동체 명절이었습니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음식은 오곡밥과 묵은 나물, 귀밝이술, 약밥, 복 쌈, 부럼, 원소병 등 7가지가 있습니다.

1) 오곡밥

 대보름의 절식인 오곡밥은 쌀과 조, 수수, 팥, 콩 등의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서 지은 밥으로, 백집이랑 나눠 먹는 것이 좋다고 하여 백가반이라고도 불렀으며, 대보름 때는 오곡밥을 아홉 번 먹어야 좋고, 다른 성을 가진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그해 운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오곡밥은 14일 이른 저녁에 많이 먹고 다음 날인 15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먹는데, 이렇게 먹는 이유는 일 년 내내 부지런해지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 만드는 방법 >

재료: 찹쌀 2컵, 차조 1/2컵, 찰수수 1/2컵, 검은콩 1/2컵, 붉은 팥 1/2컵, 물, 소금

1. 재료들은 모두 깨끗이 씻고 각각 그릇에 담아서 불리는데, 검은콩은 3시간, 찰수수는 1시간, 찹쌀은 30분을 불린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하며, 차조와 붉은팥은 깨끗이 씻은 후 물에 불리지 않고 체에 밭쳐 놓습니다.

2. 냄비에 물 2컵 정도 붓고 씻은 팥을 넣고 강한 불에 4분 끓인 다음 물을 버리고 다시 3컵 정도의 물을 붓고 강한 불에 3분 정도 끓이다가 중간 불로 20분간 팥이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삶은 후 물과 팥을 분리합니다. 이때 팥은 체에 건져 놓고 물은 따로 담아둡니다.

3. 따로 받아놓은 팥 삶은 물 1/2컵에 물 2·1/2컵을 추가로 붓고 소금 1/2큰술을 넣어서 밥물을 만듭니다.

4. 냄비에 찹쌀과 검은콩, 찰수수, 붉은팥을 넣고 만들어둔 밥물을 부은 후 강한 불에서 5분 정도 끓이다가 차조를 넣고 3분 정도 끓이고, 중간 불로 10분 정도 끓인 다음 약한 불로 13분 정도 뜸을 들이고 불을 끄고 10분간 둡니다.

5. 완성된 오곡밥은 잘 섞어서 그릇에 담습니다.

 


2) 묵은 나물

 묵은 나물은 고비, 도라지, 표고버섯, 석이버섯, 호박고지, 시래기, 박나물, 숙주, 콩나물, 오가리, 가지 등을 말려서 저장한 것을 말하며, 이 묵은 나물로 정월대보름에 무쳐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3) 귀밝이술

 정월대보름 아침에 데우지 않은 차가운 청주 한 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해서 귀밝이술이라 부르며, 한 해 동안 좋은 소식만 들려오도록 기원하면서 마시는 술입니다.

4) 약밥

 정월대보름 전후로 찰밥과 약밥을 먹는 풍습이 있는데, 약밥은 찹쌀과 대추, 밤, 간장, 참기름, 꿀 등을 섞어서 찌고 잣을 박은 것이며, 약식이라고도 부르고, 이것으로 제사를 지내기도 합니다.

 약밥에 대한 기록은 삼국시대부터 있었는데, 삼국유사에서는 신라시대 소지왕 10년 때 정월대보름에 천천정으로 가다가 갑자기 까마귀가 경고문을 전하고 날아가 바로 환궁하였고 덕분에 역모를 꾀하는 무리를 제거해 무사했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월대보름 때는 역모를 막아준 까마귀에게 약식을 대접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풍습은 지금까지 남아 있어 전라남도에서는 정월대보름에 보리밥과 나물을 그릇에 담아 볏짚이나 담 위에 놓고 까마귀에게 대접한다고 하며, 전라북도에서는 약밥을 까마귀나 까치가 먹도록 밖에 내놓는 것을 까마귀 제사 지낸다고 합니다.

5) 복 쌈

 정월대보름에 구운 김이나 배춧잎, 나물 잎에 밥을 싸서 먹는 것을 복 쌈이라 부르며, 복 쌈을 많이 만들어서 그릇에 볏단 쌓듯이 쌓고 성주신에게 올린 다음에 먹으면 복이 찾아온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복 쌈은 개성 지역에서는 들깻잎에 밥을 싸서 먹기도 합니다.

6) 부럼

 정월대보름 이름 새벽에 호두나 생밤, 은행, 땅콩, 잣 등의 견과류를 깨물어 먹는 풍속을 말하며, 견과류를 깨물면서 한 해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원하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고 이가 단단해진다고 합니다. 부럼을 위해서 전날 밤에 견과류를 미리 준비하고 땅속에 묻어둔 밤은 꺼내서 깨끗이 씻어 준비합니다.

 이러한 부럼을 할 때는 보통 자신의 나이 수만큼의 견과류를 깨물며, 여러 번 깨무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깨무는 것이 좋고, 한 번 깨문 것은 껍질을 제거해서 먹거나 마당에 버립니다.

7) 원소병

 원소병은 찹쌀가루를 여러 색으로 반죽해서 대추나 유자, 귤병 등을 소로 넣고 동그랗게 빚어서 끓는 물에 넣어서 익힌 것을 꿀물이나 오미자 물에 띄워서 먹는 것으로, 정월대보름 밤에 달을 보면서 먹는 떡이라는 뜻의 원소병이라 부릅니다.

 이렇게 정월대보름에 먹는 7가지 음식 이외에도 또 다른 음식이 있는데, 경상남도 지역에서는 정월대보름 때 조반 반찬으로 항상 청어를 구워 먹는 풍속이 있으며, 이날 청어를 구워 먹지 않으면 살이 오르지 않고 마른다고 하여 "비리가 오른다"라고 합니다. 또한 옛날 풍속에는 조반에 생두부를 먹으면 그해 살이 찐다고 해서 일부러 조반에 생두부를 먹기도 했으며, 어느 지역에서는 정월대보름에 국수의 길이처럼 명이 길어지라는 의미로 국수를 먹는다고 합니다.

 

출처

한국 조리, 손정우 외 4명, 파워 북, 2021.02.27.
오곡밥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정월 대보름 (사진 대한민국)
대보름 (한국 세시풍속 사전)
오곡밥[五穀飯]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오곡밥 (한식 레시피)
정월대보름 (조선 향토대백과, 2008., 평화문제연구소)
부럼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원소병[圓小餠,元宵餠] (한국 세시풍속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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