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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통과의례 상차림 (1)

by 홍나인 2024. 2. 19.

 

1. 백일상

 백일상은 아기가 태어나서 백일이 되는 날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한 상이며, 이날에는 친척과 온 동네 사람들에게 잔치를 알리고 베풀면서 축복을 받습니다. 또한 친척과 이웃에게 백일 떡을 돌리는데 그 이유는 백일 떡을 백명의 사람과 나눠 먹으면 아기가 백수를 한다고 하였기 때문이고, 받은 그릇은 씻지 않고 실 또는 돈을 담아서 답례로 보냅니다.

 이날에는 먼저 삼신께 감사하고 모시는 의미로 흰밥 세 그릇과 소고기미역국 세 그릇, 정화수 세 대접을 상에 올려서 안방 아랫목에 놓고, 손님을 대접하는 상에는 미역국과 김구이, 흰 나물, 푸른 나물, 누런 나물의 삼색나물, 소고기 너비아니, 부침개 등을 차립니다. 또한 이날에는 잡귀를 막고 부정을 방지하는 의미의 수수경단과 순수 무구한 순결을 의미하는 백설기, 그 외 오색송편과 인절미, 복숭아를 뺀 나머지의 제철 과일 등을 준비하는데, 백설기는 큰 덩어리로 잘라서 쟁반에 담습니다.

2. 돌상

 돌은 아기가 태어나서 만으로 1년이 되는 날을 축하하는 날이며, 아기의 첫 번째 생일을 말합니다. 아기의 다양한 재능과 복을 갖고 장수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흰 밥과 미역국, 푸른 나물, 백설기, 오색송편, 찰수수 경단, 인절미 등의 다양한 떡과 과일, 여러 물건을 준비하여 상에 올리고 기념하는 상차림을 준비하는데, 이를 돌상이라 부릅니다.

 이날에는 아기가 재주를 갖고 복을 많이 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음식과 물건이 올려져 있는 돌상 무명필 위에 아기를 앉히고 아기가 첫 번째로 잡는 물건으로 미래를 예상해 보는 돌잡이를 하는데, 남자아기에게는 색동저고리와 풍차바지를 입히고 복건을 씌우며, 여자아기에게는 색동저고리와 다홍치마를 입히고 조바위를 씌웁니다.

 이러한 돌잡이를 할 때 올라가는 것은 백설기와 인절미, 오색송편, 찰수수 경단, 삶은 국수, 대추, 생실과 쌀, 흰 타래실, 청홍 비단실, 돈, 먹, 벼루, 붓, 책, 남자아이의 경우에는 천자문, 활과 화살, 여자아이의 경우 색지, 실패, 자를 놓고 돌잡이를 합니다.

 그중에서 대추는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고, 쌀은 식복이 많음을, 삶은 국수와 흰 타래실은 장수를, 청홍 타래실은 장수와 좋은 금실을 기원하며, 먹과 벼루, 붓, 책은 문운을, 활과 화살은 무운을 기원하고, 돈은 부귀와 영화를 기원합니다.

 이러한 돌잔치를 하는 이유는 옛날에는 의학이 발달하지 못해 아기가 첫돌을 맞이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1년 동안 무사히 아무 탈 없이 성장해서 맞이하는 첫돌을 매우 소중히 여겼고 기쁘게 축하하는 마음으로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돌잔치 풍속은 옛 문헌인 국조보감과 지봉유설에도 나와 있는 것을 보아 조선시대 때부터 행해왔음을 알 수 있으며, 돌잔치는 농촌과 도시 모든 지역에서 행해졌고, 현재에도 계속 행해지고 있는 풍속입니다.

 


3. 큰상

 큰상은 혼례, 회갑, 희수, 회혼례 등의 경삿날을 축하하기 위해 여러 음식을 높이 고인 상으로, 가장 화려하고 풍성하게 차려지며, 큰상은 다양한 음식을 높이 고이기 때문에 고배 상이나 망상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큰상에 올라가는 음식으로는 여러 떡류와 과정류, 생실과, 말린 과일류, 전, 적, 포, 편육류, 건어물류 등이 있으며, 이렇게 다양한 음식들은 30~60자에 가깝게 원통형으로 높이 괴어 그 주변에 축, 복, 수 등의 글자를 넣고 상의 앞쪽에 색을 맞춰서 2, 3열로 배열하며, 조화로 장식합니다.

 큰상에 고이는 음식은 가풍이나 계절, 지역, 형편 등에 따라 다르게 준비할 수 있으며, 음식을 고이는 높이는 관습에 따라 5치, 7치, 9치의 홀수로 하는데, 최근에는 간소화되어 고이는 높이도 딱히 구분하지 않고, 큰상을 준비하는 일도 많이 없습니다.

 혼례상은 혼인하는 날에 차리는 상이며, 교배상에 올라가는 음식이나 물건 등은 가문이나 지역 등에 따라 약간 다를 수도 있는데, 보통 촛불을 밝힌 한 쌍의 촛대와 한 쌍의 닭, 송죽 가지를 꽂은 화병 두 개, 술과 술잔, 밤, 대추, 은행 등을 올립니다. 또한 병풍은 대청이나 뜰에 남북으로 치고 동서로 놓아야 합니다.

 만으로 60세가 되는 회갑과 만으로 70세가 되는 희수 때는 혼인날에 차리는 상처럼 큰상을 차리고 자손들이 부모님의 장수를 비는 뜻의 술잔을 올리며, 국수를 손님들에게 대접합니다. 이때 큰상을 차리기 전에는 간단하게 차린 음식상을 부모가 따로 받고 큰상 앞에서 절을 받으며, 축하가 끝나면 큰상을 헐어서 모두에게 나누어 줍니다.

 혼인하여 60년을 해로한 날인 회혼례에는 부모님의 만수무강을 바라고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손들이 회혼례 상을 준비합니다. 회혼례 때는 혼례 복장을 하고 다시 혼례 의식을 하며 큰상으로 차리고 자손들이 부모님의 장수를 비는 뜻의 술잔을 올립니다. 이날에도 친척, 이웃 등에게 잔치를 베풀며, 잔치가 끝나면 큰상을 헐고, 작은 목판에 잔치 음식을 골고루 담아 친척, 이웃, 마을 모두에게 돌립니다.

 회혼례는 부부 모두 80세 정도가 되어야 할 수 있었고, 혼례와 같은 절차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양반 가문 정도의 부유한 집안에서 차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옛 기록 중 18세기의 기록인 송촌필담에서는 김씨 성을 가진 부부가 함께 나이가 들어 80살을 넘었고 안팎의 손자, 증손자들이 모두 모여 옷과 음식을 마련해서 상을 차리고 혼례 의식에서 잔을 서로 주고받는 절차를 밟았다는 기록이 나와 있습니다. 또한 1769년에는 봄에는 79세가 된 사람과 80세가 된 그의 부인이 일가친척이 모두 모인 곳에서 회혼례를 했으며, 당시 나무로 만든 기러기를 놓고 마주 절한 후 잔치를 베풀었다고 나와 있습니다.

 

출처

한국 조리, 손정우 외 4명, 파워 북, 2021.02.27.
백일상[百日床]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돌상 (Basic 중학생을 위한 기술·가정 용어사전, 2007. 8. 10., 기술 사랑연구회)
큰상[─床]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돌상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큰상[─床]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회혼례 (조선 향토대백과, 2008., 평화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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