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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한국의 부식류 - 김치 (2)

by 홍나인 2024. 2. 11.

 

- 김치의 역사

 주로 소금물에 절이고 천초나 회향 등의 향신 재료를 넣어서 만들었던 김치는 조선시대 중반에 고추가 들어오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1600년대에 작성된 음식디미방에서는 소금에 절인 동아 소금절이 김치와 갓을 단지에 넣고 따뜻한 물을 부은 후 뜨거운 구들에 놓고 익히는 김치가 나오는데, 이렇게 소금을 이용하지 않고 채소를 숙성시키는 방법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채소류만 이용해서 만드는 김치 이외에 꿩고기를 넣고 만드는 김치도 기록되어 있는데, 간이 든 오이김치의 껍질을 없애고 가늘게 썰어 물에 담가둔 다음 삶은 꿩고기를 오이지와 같이 썰어 소금을 넣은 따뜻한 물에 넣고 나박김치와 함께 담가서 삭혀 먹는 방법이며, 현재 채소류에 동물성 재료를 넣어서 만드는 김치처럼 이 당시에도 동물성 재료를 넣어서 만드는 김치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음식디미방에서는 꿩고기와 오이지를 함께 간장 기름에 볶은 것이 나오는 것을 보아 2차 재료로 쓰이는 소금절이 가공품 또한 '지' 등으로 불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600년대에 작성된 문헌인 농가집성이나 사시찬요초에는 가지, 장, 밀기울을 섞어서 묻은 후 20일 후에 먹으며, 이는 오늘날의 즙장을 말하고 장아찌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여기서는 저로 불렀습니다. 다른 문헌에서는 무, 동아, 배추, 고사리, 콩 등으로 만든 김치와 무를 소금물에 담가서 만드는 동치미 등의 11종의 김치류가 기록되어 있으며, 맑은 물에 무를 담가서 4일 후 거품이 생길 때 그 물을 버리고 다시 맑은 물로 갈아서 만드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고추를 넣어서 만드는 김치는 나오지는 않았지만, 뜨거운 물에 오이를 데쳐서 소금과 당, 식초에 천초, 회향 등의 향신 재료를 넣어서 만드는 오이김치의 일종인 엄황과가 나오며, 이 당시 고추가 전래한 상태지만, 아직 김치에 이용하지는 않았고 다른 향신료를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1700년대 초반에 작성된 산림경제에서도 채소류를 소금에 절이는 것과 식초에 담그고 향신 재료를 넣어서 만드는 김치가 나오며, 여기서도 고추가 들어가는 김치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1700년대 중반에 나온 증보산림경제에서 고추가 들어간 김치가 나왔습니다.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잎줄기가 있는 무에 호박, 가지, 청각채 등의 재료와 천초, 고추, 겨자 등의 향신 재료와 마늘즙을 많이 넣고 만드는 현재의 총각김치와 비슷한 김치가 나옵니다. 또한 오이의 3면에 칼집을 내고 속에 고춧가루와 마늘을 넣고 삭히는 오이소박이가 기록되어 있으며, 오늘날의 김치와 비슷한 배추김치, 동치미, 용인 오이지, 겨울 가지김치, 전복김치, 굴김치 등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우리나라의 김치는 중국에도 전해지기도 했는데, 1700년대 초반에 작성된 연행 일기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귀화한 노인이 그곳에서 김치를 만들어서 판매해 생계를 유지했는데, 그 노인이 만든 동치미는 서울의 것과 같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문헌인 1800년대 문헌에서는 통관 집의 김치는 우리나라의 김치 만드는 방법을 따라 하여 맛이 좋다고 나와 있으며, 이러한 내용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김치가 중국에서도 많은 인기가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치는 1800년대 후반에 작성된 임원십육지의 내용을 보면 김치의 종류를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하였는데, 그 중 엄장채는 채소류에 소금과 술지게미, 향신료 등을 섞어서 저장하는 것이고, 그 외 소금과 쌀로 발효시킨 것이 두 가지가 있으며, 그중에서 하나는 젓갈과 장, 마늘, 생강, 식초 등의 양념을 넣어 조화로운 맛을 냅니다.

엄장채 등은 '저'에 속하고 엄장채는 물에 헹궈서 조리하거나 조리 재료로 이용하는 반면에, 소금과 쌀로 발효시킨 것은 발효시킨 그대로 먹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종류입니다. 또한 채소를 통째로 발효시킨 것이 저, 재료를 잘게 썬 것이 제라고 할 수 있으며, 누룩이나 곡물을 쓰는 것에 따라 구별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김치류는 채소를 통째로 발효시킨 것이 대부분이고, 다른 종류가 부수적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임원십육지에서는 젓갈을 섞어서 만드는 섞박지가 기록되어 있으며, 잎줄기가 달린 무를 소금에 절인 후 오이나 배추 등의 채소와 청각채 등의 해초, 고추, 천초, 생강, 마늘, 겨자 등의 향신 재료, 젓갈, 조기, 낙지, 전복, 소라 등의 다양한 해산물과 전복 껍데기 등을 넣어서 발효시켰습니다. 이때 전복 껍데기는 산미 완화제 역할을 하며, 알맞은 농도의 소금을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김치는 각자의 기호에 따라 고기나 잣, 과일 등의 재료를 넣거나, 채소의 품질이 개량되는 변화만 있었으며, 김치 만드는 방법 등은 임원십육지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후 근대에 김치 재료의 품종이 개량되면서 현재의 김치처럼 속이 꽉 찬 결구형 배추로 만들기 시작하였으며, 각각의 지역에서 많이 잡히는 어패류 등으로 젓갈을 담가서 김치에 넣었던 것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김치용 액젓으로 대신하기도 하고, 교통의 발달과 SNS의 발달 등으로 인해 다른 지역의 김치를 먹고 만들게 되면서 김치의 조리 방법은 점점 일반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따라 김치는 세계 곳곳에 알려지게 되었고 수출도 하면서 김치는 국제식품으로 공인되고 한국 음식의 대표적인 음식이 되었습니다.

 


- 김치의 종류 및 만드는 방법

 김치의 종류는 지역과 가정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며, 넣는 고춧가루의 양과 김치에 넣는 젓갈의 종류 등은 지역에 따라 가장 차이가 납니다. 추운 북쪽 기역은 간을 싱겁게 하고 고춧가루를 적게 쓰기 때문에 하얀 백김치나 동치미, 보쌈김치 등이 유명하며, 영남 지역은 김치의 간을 짜게 하고 호남 지역에서는 맵게 만들어 먹습니다. 또한 중부와 북쪽 지역에서는 새우젓과 조기젓, 멸치젓 등을 넣으며, 남쪽 지역에서는 멸치젓과 갈치젓을 주로 이용합니다.

 서울 지역은 옛날부터 임금님이 사는 궁궐이 있었기 때문에 궁중음식인 오이소박이, 고춧잎 깍두기, 장김치 등이 있으며, 경기도 지역은 용인 오이지, 순무 김치, 순무 짠지, 꿩김치, 익힌 김치, 보쌈김치, 고구마 줄기 김치, 섞박지, 비늘김치, 백김치 등의 풍요롭고 화려한 모양이 특징입니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채김치나 동치미, 서거리깍두기 등의 김치를 주로 많이 먹었고, 산이 많고 바위가 많아서 생산되는 재료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저장 식품을 만들어서 다음 해 봄까지 먹을 수 있게 해야 했습니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소금을 주로 이용하고 젓국을 잘 쓰지 않고, 열무물김치나 박김치, 파 짠지, 가지김치, 시금치 김치, 새우젓 깍두기 등을 만들어 먹으며, 전라도 지역에서는 김치에 찹쌀 풀과 참깨 등의 재료를 넣고 밴댕이젓, 조기젓, 병어젓 등의 젓갈을 이용하기 때문에 독특한 맛이 특징입니다. 김치 종류에는 고들빼기김치, 배추 포기김치, 갓 쌈김치, 검들 김치, 굴깍두기 등이 있습니다. 경상도 지역은 기후의 영향으로 간을 세게 하고, 적은 국물량과 적은 양념이 특징이며, 김치를 만들 때는 멸치젓을 이용합니다. 종류에는 전복김치와 콩잎김치, 속새 김치, 우엉김치, 부추김치 등이 있습니다.

 제주도 지역은 해산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전복김치와 해물김치 등 해산물을 넣고 만든 김치가 있으며, 그 외 동지 김치와 나박김치 등이 있습니다. 황해도 지역에서는 동치미와 갓김치, 호박김치, 고수김치가 있고, 함경도 지역에서는 생선이 많이 잡혔기 때문에 기름기가 없는 생태, 대구 등의 생선을 김치에 넣고 만들어서 특유의 시원한 맛이 특징이며, 함경도 대구 깍두기, 채칼 김치, 콩나물 김치, 갓김치, 봄김치 등이 있습니다. 평안도 지역에서는 간을 소금으로 맞추고 양념도 간단하게 쓰며, 육수를 김치에 넣어서 육수의 단맛이 납니다. 종류에는 가지김치와 영변 김장 김치 등이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김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치의 역사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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