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상
반상은 밥을 주식으로 하고, 반찬이나 국이 같이 올라가는 상차림으로 상차림을 받는 사람의 신분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달랐는데, 임금에게 차려지는 상은 수라상이라 불렀고, 어른에게는 진짓상, 아랫사람에게는 밥상이라 불렀습니다. 또한 혼자 먹을 때는 외상, 두 사람이 먹을 수 있게 차린 것은 겸상이라 합니다.
뚜껑이 있는 작은 찬그릇인 쟁첩에 담는 반찬의 수를 첩이라 부르는데, 이때 첩에는 기본적인 밥과 국, 찌개, 김치와 종지에 담는 장류인 간장, 고추장 등을 제외하며, 첩의 가짓수에 따라 삼첩, 오첩, 칠첩, 구첩, 십이첩 반상이라 부릅니다.
일반 서민들은 삼첩반상을 차렸고, 조금 더 여유가 있던 서민들은 오첩반상, 여염집에서 신랑, 신부상을 차릴 때는 칠첩반상, 반갓집에서는 구첩반상을 차렸으며, 십이첩 반상은 궁중에서만 차렸고, 민가에서는 구첩까지만 차렸습니다. 칠첩반상 이상의 상에서는 보조 상을 이용하기도 했으며, 두 가지의 찌개를 올릴 때는 된장찌개 및 고추장찌개나 새우젓찌개를 올렸지만, 요즘은 볶음이나 찜, 선, 전골 중 한 가지를 새우젓찌개 대신 올리기도 합니다. 첩 수에 따른 반찬의 종류는 반상 차림 구성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상에는 채소류와 육류, 어패류, 해조류, 장류, 장아찌, 젓갈, 건어물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했고, 익히지 않은 날것 또는 익히는 조리 방법을 이용하였으며, 구이가 두 가지일 때는 따뜻한 구이와 차가운 구이로 올렸습니다. 영양이나 색, 조리 방법 등이 겹치지 않으면서 균형이 맞도록 하였습니다.
반상은 놋그릇이나 사기그릇, 자기 그릇 등을 사용하며, 사각반이나 팔각 반, 십이각 반 등에 차려지는데, 보통 장방형의 사각반을 이용하고 상에 올라가는 그릇은 모두 같은 재질의 그릇을 이용했습니다. 또한 백자나 청백자의 반상기는 여름철에 이용하고, 은그릇이나 유기는 겨울철에 주로 이용했습니다.
반상기는 대접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뚜껑이 있으며, 밥그릇과 국그릇, 숭늉 대접, 김칫보, 종지, 조치 그릇, 반찬 그릇을 말하는 쟁첩, 수저, 쟁반, 가시를 담는 그릇인 토구가 함께 세트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때 밥그릇, 국그릇, 수저는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에 각자의 것이 있었으며, 첫돌부터 자신만의 그릇을 준비해서 성인이 되는 과정 동안 큰 것으로 바꾸다가 혼례 때 신부의 집에서 신랑과 신부의 것을 준비했고, 성별에 따라 구분하기도 했습니다.
음식이 담긴 그릇을 상에 배열하는 것을 배선법이라 하는데, 보통 밥그릇은 왼쪽에 놓았고, 국그릇은 오른쪽에 놓았으며, 김치나 종지를 기준으로 찜이나 찌개는 오른쪽에 놓고 다른 여러 종류의 반찬들은 색을 맞춰서 놓았고, 조림이나 전, 구이, 젓갈, 마른 찬 등은 앞줄에 놓았습니다. 이러한 반상은 외상 차림을 기본으로 하며, 겸상 차림으로 할 때는 두 사람이 먹기 좋도록 음식을 배열했습니다.
이렇게 음식을 배열한 상을 들일 때는 밥과 반찬 그릇에 뚜껑을 덮고 가슴 정도의 높이로 들어서 식사하는 대상의 2보 정도 앞에 내려놓고 살짝 가까이 옮겨서 맞춥니다. 상에 있는 음식의 뚜껑을 열 때는 가장 멀리 있는 곳부터 열어서 쟁반에 놓고 식사를 권합니다. 또한 식사를 완료할 때쯤 국그릇을 내려놓고 숭늉 그릇을 놓습니다.
이렇게 한 두사람의 식사에 큰 노력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평상시 김치나 젓갈, 마른 찬 등을 항상 준비하여 대비했습니다.
2. 죽상
죽상은 죽, 미음 등의 유동식으로 차린 상으로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가볍고 부담 없이 먹기 좋습니다. 죽상에는 짜고 매운 찬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안 매운 동치미나 나박김치 등의 물김치와 북어포로 만든 북어 보푸라기, 어포, 육포 등의 마른 찬 및 젓국찌개 등을 올리며, 상의 가운데에 죽을 놓고 오른편에 죽을 떠먹을 수 있는 빈 그릇을 놓아서 조금씩 덜어 먹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1900년대 초반에 작성된 조선요리법이라는 문헌에서는 죽 상차림이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서도 죽 상차림에 물김치 종류와 마른 찬, 찌개, 간장 등의 조미료가 올라간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때 마른 찬에는 말린 북어, 건대구, 암민어 등으로 만든 보푸라기나 미역자반과 다시마 자반을 올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궁중에서는 아침 수라상을 올리기 전에 초조반상으로 죽을 올렸는데, 이렇게 초조반상으로 차려질 때는 밥을 주식으로 한 수라상과 비슷한 반찬류를 올렸습니다.
죽의 종류 중에서 흰죽은 환자의 병이 낫는 것을 돕기 위해 많이 이용하고, 녹두죽은 열이 심할 때 이용했으며, 타락죽은 비위를 보호하거나 상중에 육류로 만든 찬을 먹을 수 없을 때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환자의 치료를 돕기 위해 율무죽이나 연자육을 만든 죽, 청량미 죽, 부추죽, 흑임자죽 등은 탕제와 함께 이용되었습니다.
이렇게 죽은 아침 식사를 하기 전 가볍게 먹거나, 병을 치료하고 회복을 돕는 음식으로 쓰였으며, 식량이 부족할 때 나라에서 구휼 음식으로 배급하기도 했습니다.
3. 면상
국수를 주식으로 차리는 면상은 장국상이라고도 했으며, 주로 간단한 손님상이나 점심상으로 이용하고 명절이나 생일 등의 잔칫상에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면상에는 온면과 냉면, 만둣국, 떡국 등이 있으며, 겨자채, 잡채, 찜, 편육, 전, 배추김치, 나박김치, 생채 등을 부식으로 올렸습니다.
또한 잔칫상에 올릴 때는 신선한 과일이나 한과, 떡 등을 고임으로 쌓아서 올리기도 했으며, 면상에 과일이나 떡류 등이 올라갈 때는 수정과와 식혜, 화채 중 한 가지를 더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 조리, 손정우 외 4명, 파워 북, 2021.02.27.
반상[飯床]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죽상 [Juksang, 粥床]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면상 [Myunsang, 麵床]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의 일상식 상차림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 가지 2, 초판 1998. 10 쇄 2011., 한복진, 한복려, 황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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