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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한국의 부식류 - 김치 (1)

by 홍나인 2024. 2. 10.

 

 배추나 무, 오이 등의 채소류를 소금에 절이고 고춧가루, 젓갈, 마늘, 생강 등 여러 양념에 버무려서 만드는 김치는 우리나라의 반찬 중 가장 기본이며, 한국 음식 중 가장 잘 알려진 음식입니다. 이러한 김치는 채소를 절인다는 뜻의 단어에서 유래되었으며, 계절과 지역, 재료 등에 따라 여러 가지의 김치 종류가 있습니다.

 김치는 채소류와 젓갈 등의 동물성 재료가 함께 어우러져서 영양상으로도 우수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김치의 종류에는 배추김치, 깍두기, 오이김치, 섞박지, 보쌈김치, 열무김치, 갓김치, 파김치 등이 있고, 동치미와 나박김치와 같은 국물이 있는 김치와, 간장을 넣어서 간을 맞추는 장김치 등이 있습니다.

- 김치의 어원

 옛날에 우리나라에서는 김치를 '지'라고 불렀으며, 이는 이규보가 작성한 동국이상국집이라는 문헌에서 김치를 담그는 것을 염지라 하였는데, 이것은 물에 담근다는 뜻의 '지'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려시대 말에 유교주의가 성행하면서 '지'라고 불렀던 것이 '저'로 바뀌었고, 조선시대 초기에 작성된 문헌에서 "무로 만든 딤채 국을 집안사람이 다 먹어라."는 내용과, 비슷한 시기에 작성된 훈몽자회에서 나온 내용을 보아 조선시대에 와서는 '저'가 딤채로 바뀐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김치를 부르는 말이 바뀌게 된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절인 채소류에 소금을 한 번 더 뿌리거나 소금물을 부어서 국물이 많은 김치를 만들어 냈고, 이것이 숙성되면서 채소의 수분이 빠져나와 채소 자체가 채소 국물에 침지 되었습니다. 또한 동치미와 같이 국물이 많은 것에서는 채소가 국물 속에 침전되는 것이며, 이에 따라 김치를 뜻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단어가 생겨난 것입니다. 이 내용은 박갑수라는 사람이 구개음화에 의해 김치라는 이름으로 되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 김치의 역사

 김치에 대한 기록은 시경에서 밭두둑에 외가 열었고, 외를 깎아 저를 담그자는 내용을 보고 시경이 최초의 기록으로 보기도 하지만, 시경은 약 3천년 전의 생활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그 당시 동북아 지역에서 만들던 채소 절임의 재료와 만드는 목적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정도로 봐야 하며, 채소 절임 문화의 시초가 중국이라거나 이것을 다른 나라에 전파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최근에 '저'는 옛날의 채소절임에 해당하고 김치의 직접적인 기원이 아니라는 연구 기록과 함께 옛 문헌인 석명 등에서 "채소를 소금에 절여서 발효시키면 젖산이 생기고 이것이 소금과 함께 채소가 무르는 것을 방지해준다."라는 내용을 보아 '저'는 젖산 발효식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채소 절임은 어느 지역에서든지 존재하였고, 각 지역에 따른 자연환경이나 사회환경, 그 지역 사람들의 기호, 절임 형태나 기술 등에 따라 달라졌으며, 6세기에 작성된 중국의 제민요술이라는 문헌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문화가 서로 다르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문헌에서는 채소류를 말리거나 데치는 단계를 거치고 식초, 술 등에 담가서 만드는 절임류가 대부분이지만, 우리나라의 김치는 소금과 장류를 이용하고 채소류를 생으로 이용하는 형태로 발전해 왔습니다. 또한 제민요술이 나온 시기가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이기 때문에 최소한 삼국시대 전부터 우리나라의 채소 절임 문화는 독자적으로 발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삼국시대 때의 식품과 관련된 문헌은 남아있지 않지만, 주변 나라인 일본과 중국의 문헌들을 보면 발효음식 문화가 활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중국의 문헌인 삼국지에서는 고구려 사람이 발효 저장 식품을 잘 만든다는 내용이 나와 있으며, 통일신라 때 창건된 실상사와 강원도에 있는 유적에서는 젓갈과 장을 보관하던 곳간인 장고 터가 발견되었고, 젓갈을 항아리에 담아서 운송했다는 내용이 적힌 신라 시대의 목간 등을 통해 당시에 발효저장 식품이 차지하고 있던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문화의 영향을 받은 일본의 문헌 내용을 보면 당시 식생활에 대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문헌인 쇼쇼원문서 등을 보면 소금과 술지게미, 장, 초, 느릅나무 껍질 등에 절인 것이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쌀가루와 소금에 절인 채소인 수수 보리 지라는 것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습하고 따뜻한 날씨인 일본에서는 쌀가루를 넣어서 만드는 절임이 쉽게 상하기 때문에 쌀가루 대신 쌀겨로 바꿔서 만든 단무지가 나오게 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이에 따라 수수 보리 지는 단무지의 원조라고도 볼 수 있고, 다른 김치와 다르게 '수수 보리'라는 단어를 붙였습니다.

 이러한 수수 보리 지는 일본의 옛 문헌인 고사기에 오진 왕 때 백제의 사람 수수 보리가 건너와서 누룩으로 술을 빚는 방법을 가르쳤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으며, 이런 기록을 보아 우리나라의 채소 절임 문화는 삼국시대에 이미 많이 발전한 상태였고, 대부분 소금과 장을 이용하여 만들었던 방식이 이어져 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 중반에 작성된 시에서는 중국과 확실히 다른 순무로 만든 김치가 등장하며, 무장아찌는 여름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순무는 겨울철의 반찬이 된다는 내용이 나와 있어서, 이 당시에는 무장아찌와 소금에 절인 무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소금에 절인 무는 짠지와 동치미 형태 모두 말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조선시대 초반의 문헌에 여러 형태의 동치미 만드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어서 고려시대 때부터 물김치를 만들어 먹었고 발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옛날 문헌에서 여뀌에다 마름을 섞어서 소금을 넣고 절였다는 내용을 보아 야생초로 김치를 담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초반에 작성된 문헌에서 미나리, 생강, 자소, 마늘, 파, 여뀌 등의 재료를 넣은 김치가 나오고, 고려시대의 문헌 이외에 일본의 문헌에서는 채소류에 조피나무의 열매나 여뀌, 양하 등의 향신료를 넣어서 만들었다는 내용과 원나라의 문헌에서 채소류에 마늘이나 생강 등의 향신료를 넣은 것이 기록된 것을 보면 고려시대 때부터 향신 재료를 넣어서 만드는 김치 제조 방법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김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치의 역사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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