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젓갈은 밴댕이나 갈치, 조개, 굴, 낙지, 오징어 등의 어패류의 살 부분이나 내장, 알 등을 소금에 절여서 발효시킨 것이며, 종류는 대표적으로 새우젓, 조개젓, 오징어젓, 굴젓, 밴댕이젓, 갈치속젓 등이 있습니다. 현재 반찬이나 김치, 찌개, 달걀찜, 나물 등의 양념으로 쓰이는 젓갈은 옛날부터 반찬으로 이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궁중이나 일반 민가의 제사상에도 올렸고, 옛 문헌인 농가월령가의 내용을 보면 젓갈은 추석 차례상에도 올라갔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젓갈과 비슷한 식해는 생선을 소금에 절이거나 말린 후 무와 마늘, 고춧가루, 조밥 등의 재료를 함께 섞어서 발효시킨 것으로, 대표적으로 가자미식해, 명태식해, 북어 식해 등이 있습니다.
- 젓갈과 식해의 역사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연해에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기 때문에 어패류가 다양하고 풍부합니다. 이에 따라 농업을 하기 전부터 물고기나 조개 등을 기본 식량으로 하고 있었고, 물고기를 많이 잡았을 때는 소금에 절여서 오래 보관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이는 현재의 젓갈로 전해 내려옵니다.
젓갈이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삼국사기이며, 이 문헌에는 신라의 신문왕 때 폐백 품목이 기록되어 있는데, 쌀과 술, 꿀, 기름, 메주, 포, 젓갈 등이 폐백 품목에 있었던 것을 보아 당시 젓갈은 이미 기본적이고 중요한 식품이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5세기경에 작성된 제민요술에서는 누룩과 메주, 소금, 술로 만드는 방법과 수조 어육류, 소금, 채소로 만드는 어육장 법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젓갈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오면서 어패류를 소금에 절이는 것과 절인 생선과 젓갈에 익힌 곡물과 채소 등의 재료를 섞어서 발효시키는 식해로 나눠지게 되었으며, 조선시대의 젓갈은 소금으로만 절이는 방법과 소금과 누룩을 넣고 만드는 방법, 소금과 엿기름, 찹쌀밥 등을 섞어서 만드는 방법, 소금과 술에 천초와 기름 등의 재료를 섞어서 만드는 방법 등으로 크게 나누어졌습니다.
조선시대의 젓갈 종류에는 청어 젓, 식해, 생 굴젓, 자하젓, 게젓, 어육장 등이 있었으며, 현재보다 훨씬 종류가 다양했고, 누룩이나 술을 넣고 만드는 방법이 많았으며, 현재보다 고춧가루의 사용이 적었기 때문에 고춧가루를 넣은 젓갈의 종류가 거의 없었습니다.
- 젓갈과 식해의 종류
우리나라의 젓갈 종류는 약 140종이 있으며, 재료에 따라 생선으로 만든 것은 약 80종, 생선의 내장이나 그 외 부위로 만든 것이 약 50종, 오징어나 문어, 낙지 등의 두족류로 만든 것이 약 16종, 새우나 게 등의 갑각류로 만든 것이 약 20종, 이외 해삼이나 성게 등으로 만든 것이 있습니다.
보통 추운 북쪽 지역으로 갈수록 싱겁게 먹고, 더운 남쪽 지역으로 갈수록 짜게 먹기 때문에 북쪽 지역은 젓갈이 발달하지 않았고, 남쪽 지역은 젓갈이 발달했습니다. 또한 남쪽 지역에서는 대구아가미젓이나 멸치젓과 같은 맵고 진한 맛의 젓갈을 즐겨 먹으며, 중간 정도 위치인 서울과 충청도 지역에서는 조개젓이나 새우젓을 즐겨 먹는데 이 젓갈들을 먹을 때는 다진 파, 마늘과 고춧가루,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무쳐 먹어야 맛있습니다.
젓갈 중에서 오징어젓이나 조개젓, 어리굴젓, 명란젓, 창난젓 등은 주로 밥반찬으로 즐겨 먹으며, 새우젓과 멸치젓, 조기젓, 황석어젓 등은 김치를 담글 때 많이 이용합니다. 또한 새우젓은 국이나 찌개의 간을 맞출 때도 이용하고, 멸치젓은 나물을 무칠 때 넣으며, 간장만 넣은 것보다 훨씬 독특하고 맛이 있습니다.
새우젓은 서해안에서 주로 생산하고, 명태의 알로 만든 명란젓과 창자로 만든 창난젓은 명태가 많이 잡히는 동해안에서 주로 생산하지만, 현재 동해안에서는 명태가 잘 잡히지 않습니다. 대구아가미젓은 얇게 썬 무와 함께 무쳐서 반찬으로 먹으며, 전라도에서는 계절에 따라 잡히는 갈치, 병어, 전어, 볼락, 토하, 낙지, 꼴뚜기, 소라, 게 등의 어패류로 젓갈을 담급니다.
식해는 생선에 밥과 소금, 고춧가루, 엿기름 또는 누룩 등의 재료를 섞어서 만드는 것이며, 재료의 전분이 발효하면서 생기는 유산으로 인해 신맛이 나고 부패하는 것을 방지해줍니다. 식해에 들어가는 재료 중 고춧가루는 조선시대 중기 이후부터 이용했기 때문에 그전에는 박하나 천초 등의 향신료를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식해의 종류 중 대합 식해는 찹쌀로 지은 밥과 엿기름, 천초 등을 섞은 것에 물기를 빼서 살짝 말린 대합을 섞어서 만드는 것인데, 추운 겨울의 경우 5~6일 정도 익혔다 먹었고, 더운 여름의 경우에는 4일 정도 익혔다 먹었습니다.
- 젓갈 만드는 방법
젓갈은 어패류에 소금을 넣고 절이는 방법이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재료의 20% 정도의 소금을 넣고 어느 정도 절이면 특유의 향과 맛이 생깁니다. 또한 젓갈은 숙성하는 동안 재료 내에 있는 자가분해효소와 미생물이 발효하면서 유리아미노산과 핵산 분해 산물에 의해 젓갈 특유의 감칠맛이 납니다. 또한 젓갈은 멸치와 같은 작은 크기의 생선이나 새우를 통째로 사용하여 생선의 뼈나 새우 껍질을 먹기 때문에 칼슘의 좋은 급원 식품이 됩니다.
젓갈을 담글 때 꼭 알아두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먼저 재료를 일반 물로 씻으면 젓갈을 저장하는 동안 맛과 색이 변하니 젓갈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소금물로 씻어야 합니다. 젓갈을 담글 때 보통 생선의 내장은 빼지만 크기가 작은 생선의 경우는 그대로 담가야 하며, 젓갈에 들어가는 소금의 양이 부족하면 저장하는 동안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소금과 재료의 비율은 10대 3으로 해야 합니다. 또한 젓갈을 저장할 때는 항아리나 스테인리스, 유리 용기를 사용하고, 보관할 때는 돌이나 접시로 눌러서 젓갈이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게 국물에 잠겨있게 해야 하며, 보관할 때는 어둡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젓갈이 숙성한 다음에도 물기를 제거한 도구나 손으로 덜어내야 합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젓갈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 가지 1, 초판 1998. 10 쇄 2011., 한복진, 한복려, 황혜성)
젓갈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 조리, 손정우 외 4명, 파워 북, 202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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