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는 어패류나 육류 등의 재료를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거나 끓는 물에 살짝 익힌 다음 초고추장이나 겨자 양념과 곁들어 먹는 음식을 말하며, 재료를 그대로 먹거나 살짝만 익히기 때문에 좋은 영양성분을 섭취할 수 있고, 재료 본연의 맛이 양념의 맛과 어우러져서 신선하고 산뜻한 맛이 특징입니다.
- 회의 종류
회는 생으로 먹는 것은 생 회라 부르고, 익혀서 먹는 것은 숙회라고 부릅니다. 생 회의 종류에는 생선회와 육회가 있으며, 생선회는 광어, 도미, 민어, 복어, 굴, 전복, 해삼 등의 어패류를 껍질과 가시 등을 제거하고 작게 썰어서 만드는 것이고, 육회는 소의 살코기나 천엽, 양, 간 등의 부위를 얇게 썰고 양념해서 그냥 먹거나 겨자장에 찍어 먹는 것입니다.
숙회에는 채소류로 만든 두릅회, 송이로 만든 회, 미나리강회 등과 생선을 살짝 익힌 어채가 있습니다. 먼저 두릅회는 따뜻한 봄철에 어린 두릅을 따서 끓는 물에 잠깐 데친 다음 껍질을 제거해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며, 송이로 만든 회는 선선한 가을에 딴 송이를 겉의 흙과 먼지만 살짝 제거한 후 얇게 썰어서 참기름과 간장 양념에 찍어 먹는 것입니다.
미나리강회는 얇게 썬 삶은 고기 위에 비슷한 크기로 썬 황백 알고명과 실고추나 홍고추를 올리고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미나리로 감은 것입니다. 미나리강회에 잣알을 끼우면 맛도 좋아지고 보기에도 좋아지며, 주로 봄철에 많이 먹습니다. 또한 파와 미나리만 데쳐서 상투 모양으로 만든 후 초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합니다.
그 밖의 회의 종류는 어패류와 해조류로 만든 가자미회, 광어회, 고등어회, 민어회, 도미회, 숭어회, 잉어회, 전어회, 꼬막회, 멍게회, 생굴 초회, 게 회, 오징어회, 문어회, 새우회, 해삼 초회, 해파리회, 홍어회, 생미역 초회 등이 있으며, 육류로 만든 회는 간천엽회, 소의 사태나 등심으로 만든 회 등이 있고, 이외 채소류로 만든 회 등이 있습니다.
- 회의 역사
우리나라에서 회를 처음 먹은 것은 고려시대 말에 육식을 다시 시작하면서부터라고 추정하기도 하지만, 옛날 문헌에 백제 사람들이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익혀 먹지 않았다는 것이나 신라 사람들이 회를 즐겨 먹는다는 것을 보아, 삼국시대 때부터 회를 먹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회는 조선시대에 오면서 거부감없이 먹게 되었으며, 조선시대 후기에 작성된 송남잡지에서는 생선의 회와 고기의 회를 다르게 표기하는 내용이 나오고, 1700년대의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추운 겨울에 만들어 먹는 꿩고기 회가 나오는데, 꿩의 내장을 제거한 다음 얼음이나 눈 위에서 극동 시킨 후 잘 드는 칼로 얇게 썰어서 초장, 파, 생강 등을 넣어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시의전서에서는 육회와 어류로 만든 회가 나오는데, 먼저 육회는 기름기가 적은 소고기의 살을 얇게 저며서 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한 다음 가늘게 썰고, 다진 파와 마늘, 참기름, 꿀, 후춧가루, 깨소금 등의 양념을 섞어서 재워둔 후 잣가루를 많이 넣고 섞었으며, 양념은 꿀이나 후추를 섞어서 식성대로 만든다고 나와 있습니다. 어류로 만든 회는 껍질을 제거한 민어의 살을 얇게 저민 후 결 방향대로 가늘게 썰어서 기름을 바르고 그릇에 담아 겨자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800년대에 작성된 문헌에서는 소의 양, 천엽 등의 부위를 살짝 데친 다음 썰어서 겨자장이나 장초에 찍어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진찬의궤에서는 소의 내장을 잘게 썰어서 만든 육회가 나옵니다. 또한 지봉유설이라는 문헌에서도 회에 대해 기록되어 있는데, 이 문헌에서는 중국 사람들은 회를 먹지 않고 말린 고기라도 반드시 익혀 먹었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회를 먹는 것을 보고 웃었다는 기록도 나와 있습니다.
숙회에 속하는 어채는 조선시대 문헌에서 주로 술안주로 소개되었는데, 1600년대에 작성된 문헌에서는 숭어로 만든 어채가 나오며, 1700~1800년대에 작성된 음식방문, 규곤요람, 규합총서, 부인필지 등과 1900년대에 작성된 조선요리제법 등 여러 문헌에서 어채 만드는 방법이 나옵니다. 그중에서 규합총서에서는 어채를 화채라고 불렀습니다.
규합총서에서 나오는 어채는 숭어를 얇게 저며서 녹말을 묻힌 다음 가늘게 썰고, 곤자소니, 부아, 천엽, 양, 꿩, 대하, 해삼, 삶은 돼지고기 등을 얇게 저미고 가늘게 채 썹니다. 푸른 빛의 외는 껍질을 제거하고, 표고버섯, 석이버섯, 미나리, 파, 생강, 고추, 국화잎, 달걀 부친 것 등의 재료를 모두 채 썰어서 남새와 고기는 녹말을 묻혀 생선과 한가지로 익히는데, 같이 넣으면 혼잡하니 한 가지씩 체에 담아서 순서대로 삶습니다. 무는 가늘게 채 썰어서 연지로 붉게 물들여 삶고 어육과 남새 등은 밑에 깔고, 채 썬 재료들은 위에 담으면 보기에도 좋으며, 날이 너무 추우면 냉담해지니 3월에서 7월까지만 만들어 먹고, 먹을 때는 겨자 양념 등과 함께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어채는 1892년에 작성된 문헌에서도 기록되어 있으며, 숭어, 전복, 해삼 등의 어패류와 양, 곤자소니, 등의 육류, 표고버섯, 석이버섯, 목이버섯, 도라지, 황화, 국화잎 등의 채소류가 쓰이고, 그 외 파, 생강, 달걀, 잣, 간장, 초, 녹말, 색을 내는 치자와 연지 등이 쓰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회는 보통 술안주로 주로 쓰이고, 가늘게 채 썰어 초고추장이나 겨자장, 소금, 후추 등에 찍어 먹었는데, 고추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대부분 겨자장에 찍어 먹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회[膾]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회[膾]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회 (조선 향토대백과, 2008., 평화문제연구소)
어채[魚─]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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