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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한국의 부식류 - 어포, 육포

by 홍나인 2024. 2. 5.

 

 포는 오랜 시간 보관하면서 먹을 수 있는 저장식품이며, 자반과 부각, 튀각 등과 함께 마른 찬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마른 찬은 주로 혼례상이나 주안상 등에 올라가고, 포의 종류에는 생선으로 만든 어포와 육류로 만든 육포가 있습니다.

 포의 역사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고, 기록으로는 삼국사기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삼국사기에서는 신라의 신문왕 때 폐백 품목을 기록한 내용 중 소고기, 노루고기, 꿩고기, 대구나 민어 등의 생선으로 만든 포가 나오며, 소고기를 이용하여 만든 포에는 염포나 산포, 약포 장포, 대추편포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약포나 편 포에 껍데기를 제거한 잣을 넣고 싸서 말린 육포 쌈, 편포쌈도 나와 있습니다.

1. 어포

 어포는 원시시대에 해산물을 상하지 않고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게 말려 먹던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는 상고시대의 유물인 조개무지나 신석기시대의 유적에서 발견된 고기잡이에 쓰였던 유물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어포는 내장을 제거한 생선을 껍질과 모양 그대로 둬서 말리는 방법이나 살만 발려서 말리는 방법이 있고, 얼렸다가 녹이는 것을 반복해서 말리는 방법, 쪄서 말리는 방법, 소금을 뿌려서 말리는 방법, 양념을 발라서 말리는 방법 등이 있으며, 어포의 종류에는 북어포, 뱅어포, 전복포 등이 있습니다.

 고려도경에서는 술안주에 어포와 육포 등이 기록되어 있으며, 고려 사람들은 신분에 상관없이 모두 어패류를 즐겼다는 내용을 보아 그 당시 다양한 종류의 어포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또한 조선시대로 오면서 유교가 발달함과 더불어 혼례나 제례 등의 여러 의식이 생활에 자리 잡았고, 손님 접대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어포는 반드시 상비해 두고 있어야 하는 식품이 되었습니다.

 

 

 

 

 

 


 조선시대의 문헌인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잉어를 소금과 술, 생강, 파, 천초 등에 절였다가 말리는 방법이 나와 있으며, 음식디미방에서는 전복과 해삼을 말리고 간수하는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또한 규합총서에서는 민어로 포를 만드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포를 만드는 방법에는 재료를 그대로 말리는 방법인 소건법과 얼리면서 말리는 동건법, 소금을 뿌려서 말리는 방법, 찐 다음에 말리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소건법은 대부분 오징어나 문어 등에 이용하고, 동건법은 북어, 소금을 뿌려서 말리는 방법은 굴비, 대구, 암치 등에 이용하고, 쪄서 말리는 방법은 조개나 전복 등에 이용합니다. 안주로 먹는 어포는 넓고 크게 뜬 생선 살에 간장, 설탕, 참기름, 후춧가루, 생강 등의 양념으로 간을 하여 채반에 올려서 말리며, 육포와 함께 그릇에 담아 잣가루를 뿌려서 상에 올립니다.

2. 육포

 육포는 소고기를 얇게 포 떠서 간장 양념에 재워 말린 것을 말하며, 약포라고도 합니다. 육포의 간을 간장 말고 소금으로 한 것은 염포라고 하며, 육포에 사용하는 고기는 기름기가 적고 연한 부위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한우로 만드는 것이 맛이 가장 좋습니다. 중국산 육포는 식감이 부드럽고 연하지만 단맛과 향신료 향이 강하며, 미국산 육포는 두껍고 단단합니다.

 


 육포의 종류에는 우둔살을 결 방향으로 넓게 포 뜬 다음 간장으로 양념해서 말린 장포와 소고기를 다져서 양념한 다음 말리는 편 포와 얇고 넓게 만든 고기를 양념하여 잣 일곱 알을 넣고 접어서 반달 모양으로 만들어 말린 포 쌈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육포 중에서 편 포는 다시 칠보 편 포와 대추편포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칠보 편 포는 다진 고기를 양념해서 동그랗고 납작하게 만들고 그 위에 일곱 알의 잣을 박은 것이고, 대추편포는 다져서 양념한 고기를 대추 크기로 만들고 끝에 잣 하나를 박은 것입니다. 편 포를 큰 덩어리로 만들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추편포 등과 같이 작은 크기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육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원시시대 때 사냥해서 먹고 남은 고기를 걸어놓았던 것이 자연스럽게 건조되면서 장기간 보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라고 추측합니다.

 육포에 대한 내용은 고려시대에 작성된 고려도경에도 나와 있는데, 송나라 사신에게 대접했던 술상 차림에 육포와 어포가 올라가 있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으며, 조선시대 궁중 잔치 때에는 소고기로 만든 포와 꿩과 닭으로 만든 포, 말린 어류와 조개류 등을 고였는데, 50cm 정도의 높이로 잔치의 음식 중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고종 때 잔치에는 소고기로 만든 육포와 말린 대구, 사어, 광어, 오징어, 문어, 전복 등의 건어물을 한 곳에 고였고, 그 외 다시마와 실백자 등을 고명으로 썼다고 하였습니다.

 조선시대 후기에 작성된 산림경제와 그 외 문헌에서는 꿩고기와 정육을 함께 다지고 유장을 섞어 다식판에 찍은 다음 살짝 건조해 먹으면 맛이 좋다는 내용이 담겨있고, 그것을 소고기 다식이라 하였습니다. 소고기 다식은 생 회를 말하는 것이자 말린 편 포를 말하는 것입니다.

 


 육포를 만드는 방법은 신선하고 질이 좋은 고기를 구울 때와 다르게 결 방향으로 0.4cm 정도의 두께로 썰고, 고기에 붙은 힘줄과 기름을 제거합니다.

 양념은 고기 100g을 기준으로 간장 1큰술, 설탕 1/2큰술, 후춧가루 적당량으로 만드는데, 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은 안 넣는 것이 좋으며, 넣어도 되는 것은 배즙이나 생강즙, 꿀이 있습니다. 양념에 설탕 대신 꿀을 넣으면 말린 후 향이 좋고 고기가 부드럽게 되며, 육포 양념이 싱거우면 느끼하고 맛이 없고, 양념을 너무 많이 넣으면 보관하는 동안 맛이 변해 오래 보관할 수 없습니다.

 준비한 고기에 양념장을 묻힐 때는 한 장씩 앞뒤 골고루 묻히고, 잘 스며들도록 손으로 주무른 다음 30분 정도 재워둡니다. 이후 양념에 재운 고기를 채반에 펼치고 바람이 통하고 햇볕이 드는 곳에 놓고 말리며, 두 시간 뒤 고기 겉의 물기가 사라지면 반대로 뒤집어서 말리고 꾸덕꾸덕해지면 해가 지기 전에 걷어서 다음 날에 다시 말립니다.

 이렇게 걷었다가 다음날에 다시 말리는 이유는 고기를 그냥 두면 채반에 붙어서 떼려고 할 때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며, 다시 말릴 때는 오므라든 고기 끝부분을 펴서 말려야 합니다.

 봄이나 가을은 햇볕이 잘 들고 바람도 잘 통해 한나절이면 거의 마르고, 말리는 것을 끝마치면 하나하나씩 펴서 쌓은 다음 다듬잇돌로 이틀 정도 눌러서 모양을 잡아줍니다. 이렇게 완성한 육포를 보관할 때 습한 곳에 두면 벌레가 생기며, 그냥 밖에 두면 너무 단단해져서 옛날에는 한지로 감싸서 걸어 놓았지만, 요즘은 육포를 비닐봉지에 담아서 냉동고에 넣고 보관하여 신선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육포는 그냥 먹는 것보다 소량의 참기름을 골고루 바르고, 석쇠에 얹어서 구우면 맛이 더 좋아지며, 구운 후 먹기 좋은 크기의 완자형이나 골패형으로 자르고 잣가루를 뿌리면 보기에도 좋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포[脯]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어포[魚脯]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육포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 가지 2, 초판 1998. 10 쇄 2011., 한복진, 한복려, 황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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