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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한국의 부식류 - 조림, 초, 볶음

by 홍나인 2024. 2. 4.

 

1. 조림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반찬인 조림은 육류나 어패류, 채소류 등의 재료를 간장을 넣고 약한 불에 오래 조리는 것으로, 옛날 궁중에서는 조림을 조리개라고 하였으며, 조림에는 소고기 장조림, 생선조림, 두부조림, 연근조림, 풋고추조림 등이 대표적입니다.

 조림을 만드는 재료 중 어패류를 이용한 조림은 흰살생선과 같이 기름기가 적어 맛이 담백한 생선에는 간장을 넣고 조리는데, 전갱이나 고등어, 꽁치와 같이 비린 냄새가 많이 나고 기름기가 많은 붉은 살 생선의 경우 간장에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넣어서 맵게 조리합니다. 또한 말린 생선을 이용할 때는 생선을 물에 불린 후에 조리고, 결합 조직이 많은 고기류는 물을 붓고 조립니다.

 1700년대까지의 문헌에서는 조림이라는 단어가 기록되지 않았는데, 이는 조림이라는 단어가 요리명에서 분리되지 않았던 것이었으며, 조림이 처음 등장한 것은 조선시대 후기에 작성된 시의전서입니다.

 1800년대 말 때쯤에 작성된 시의전서에서는 장조림 방법이 기록되어 있는데, 큼직하게 썬 고기에 간장을 넣고 바짝 조리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결대로 찢어서 쓰면 좋다고 나와 있으며, 잣이나 호두 등의 견과류를 넣은 완자를 간장에 조리다가 꿀을 넣어 단맛을 내는 조림 방법도 나와 있습니다.

 조선시대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록한 문헌에서는 수라상에 올리는 조치 중 수어 장자 등이 나오는데, 이때 수어 장자는 조림이며, 이것을 보아 그 당시에는 조림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조치에 포함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임원십육지에서는 육장과 어장 등 나오는데, 육장은 현재의 장조림에 해당하며, 소고기를 청장에 끓이다가 반쯤 졸았을 때 생강과 천초를 넣은 후 오지항아리에 넣고 저장한다고 나와 있고, 육장을 먹을 때는 장과 기름, 꿀, 후춧가루를 넣고 섞어 먹으면 맛이 더 좋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육장으로 만든 것을 다시 꿀과 기름에 볶은 것은 먼 길을 가도 상하지 않는 저장성이 좋은 음식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어장은 생선을 간장에 끓이다가 다시 기름과 간장을 더 넣고 끓여 국물이 반쯤 응고될 때까지 조려서 항아리에 넣고 약5~ 6일 후에 고춧가루를 넣어서 먹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다른 문헌에서는 다양한 조림의 종류가 기록되었는데, 육류로 만든 것에는 장조림, 제육조림, 닭고기 조림, 생치조림 등이 나오며, 어패류로 만든 것은 민어조림, 숭어 조림, 도미 조림, 조기조림, 명태조림, 고등어조림, 갈치조림, 준치 조림, 북어조림, 병어조림, 붕어 조림, 전복장아찌 등이 나오고, 채소류에는 풋고추조림 등이 나옵니다.

2. 초

 초는 원래 볶는다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의 조리 방법에서 초는 조림과 비슷하게 조리다가 국물이 조금 남을 때 녹말을 넣고 엉기게 하여 윤이 나게 조리는 것을 말합니다. 초의 간은 주로 조림보다 달지만 세지 않게 하며, 초에는 전복초, 홍합초 등이 있습니다.

 조선요리법에서도 초는 조림과 같은 조리 방법으로 만들지만, 조림의 국물에 녹말가루를 풀어 엉기게 하는 것이며, 종류에는 홍합초와 전복초가 있다고 하였고,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각 조리 방법의 국물량에 대해서도 쓰여 있는데, 가장 국물이 많은 것은 국이고, 지짐이는 국물이 바특하고, 초는 지짐이보다 국물이 더 바특하면서 찜보다 국물이 조금 더 있는 정도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3. 볶음

 작게 썰거나 채 썬 육류, 어패류, 채소류 등을 기름 두른 팬에 넣고 볶으면서 양념하는 방법인 볶음은 한자어로 '초'라고도 부릅니다. 사전에 나오는 '볶는다'는 마른 것을 그릇에 담아 불에 익히는 것이라고 나와 있지만, 볶음의 조리 방법에는 마르게 볶는 방법과 국물이 있게 볶는 방법이 있으며, 조림의 양념은 주로 간장이나 고추장 양념을 사용합니다.

 볶음은 삼국시대나 그 이전에도 소금이나 장, 기름을 식생활에서 이용했기 때문에 예전부터 있던 조리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먼저 볶음이 기록된 문헌 중 1600년대에 작성된 음식디미방에서는 불 위에 놓은 솥뚜껑에 기름을 두르고 달군 후 양을 넣고 단시간에 볶는 양 볶음 방법이 나와 있고, 규합총서에서도 볶음에 대해 기록되어 있으며, 시의전서에서는 고추장볶이 등이 나옵니다. 이러한 볶음은 기름 두른 번철에 재료를 놓고 강한 불로 빠르게 익히는 조리 방법입니다.

 시의전서에 기록되어 있는 고추장볶이는 냄비 등에 고추장을 넣고 물을 조금 부은 후 약한 불로 볶으며, 다진 고기와 파, 생강을 넣고 꿀과 기름을 많이 넣고 볶아야 맛이 좋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볶을 때는 부피가 큰 재료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야 잘 휘저으면서 볶을 수 있습니다.

 1800년대 문헌에서는 국물이 있게 볶는 방법으로 만든 음식이 나오는데, 어린 고추의 경엽에 참기름과 장을 넣고 반숙이 될 때까지 볶은 후 다시 표고버섯과 석이버섯, 참깨 등과 향신료를 넣고 볶아서 익힌 다음 식힌 것을 수장하는 음식과 검은콩에 다시마와 청장, 참기름, 벌꿀, 여러 향신료 등을 넣고 잘 휘저으면서 볶은 후 잣, 참깨, 후춧가루를 뿌려서 사기 항아리에 수장하는 음식이 나옵니다.

 1900년대 작성된 문헌인 부인필지에서는 떡 볶음이 기록되어 있는데, 떡 볶음을 만드는 방법은 소의 등심살과 위를 얇게 저며서 기름장과 파, 표고버섯, 석이버섯을 가늘게 썰어서 넣고, 이것이 어느 정도 익으면 흰떡과 양념을 넣고 기름장을 더 넣어서 잘 익도록 볶은 후 그릇에 담아 통잣과 깨소금, 후춧가루 등을 많이 뿌립니다. 이 떡 볶음을 만들 때는 강한 불에서 재료들이 타지 않도록 단 가마에 기름을 두르고 볶았으며, 계속 저어서 재료가 골고루 익게 하고, 양념은 재료들이 거의 익을 때쯤에 해서 간을 맞췄습니다.

 

 


 볶음의 종류 중 국물이 남아있게 볶는 방법에는 제육볶음, 간볶음, 낙지볶음, 우엉 볶음, 송이 볶음 등이 있으며, 국물 없이 마르게 볶는 방법에는 멸치볶음, 명태 볶음, 새우볶음, 오징어채볶음, 조갯살 볶음, 쥐치 채 볶음, 자반 볶음, 고추장볶음 등이 있습니다.

 닭고기 볶음을 만드는 방법은 닭고기에 소금, 참기름, 실파를 넣고 조금 볶다가 간장을 넣고 볶고, 천초와 후추, 물을 넣고 지지는데 이때 술을 조금 넣어서 만듭니다. 이 방법은 꿩고기를 볶을 때도 사용하였으며, 생 볶음에 해당하는 돼지고기볶음과 소고기볶음의 조리 방법 또한 닭고기 볶음과 비슷했습니다.

 국물이 있게 볶는 방법 중 데친 볶음은 물기가 많거나 굳고, 질긴 재료를 데치거나 초절임을 한 다음에 볶는 방법인데, 고기의 내장이나 간, 발 쪽 등은 먼저 끓는 물에 넣고 익혀서 볶았고, 문어나 낙지, 조개는 끓는 물에 데쳤다가 볶았으며, 배추나 시금치도 살짝 데쳐서 볶았습니다. 호박이나 오이 등의 재료는 소금으로 초절임했다가 물기를 제거해서 잠깐 볶았습니다.

 밀가루 지짐에 채소류, 버섯류, 육류, 어류 등을 이용하여 만든 8가지의 음식을 조금씩 싸서 먹는 구절판은 볶음요리 중에서 가장 독특한 음식입니다. 원래 구절판은 안팎으로 옻칠과 무늬가 그려져 있고 둥근 가운데를 기준으로 8개의 칸막이가 둘려 있는 합 모양의 그릇을 말하는 것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요리의 이름으로 불렸으며, 다른 말로 구절포라고도 합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조림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조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볶음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볶음 (조선 향토대백과, 2008., 평화문제연구소)
한국 조리, 손정우 외 4명, 파워 북, 202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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