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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한국의 부식류 - 구이

by 홍나인 2024. 2. 3.

 

- 구이의 역사 

 

 구이는 아주 오래전 인류가 불을 발견하면서 시작된, 가장 오래된 조리 방법으로, 육류나 어패류, 채소류 등의 재료를 불에 구워서 만듭니다.

 원시시대의 구이는 고기를 통째로 구워 먹거나, 돌을 불에 올려서 그 위에 열매나 어패류, 육류 등을 얹고 구워 먹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꼬챙이에 재료를 끼워서 구워 먹었는데, 쇠가 발명되면서 적쇠를 만들어서 굽게 되었고, 근래에는 석쇠 위에 얹어서 구워 먹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조리 기구의 발명과 조리 방법의 발전은 양념, 재료 등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또한 사용하는 연료도 장작에서 숯불로, 숯불에서 석유 및 가스 등의 연료로 바뀌었고, 이에 따라 기름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번철에 굽는 방법도 생겼으며, 그 외 다양한 굽는 방법이 발달하였습니다.

 옛 문헌인 증보산림경제에서는 기름과 간장, 소금, 후추, 술, 초, 파 등의 양념을 섞은 밀가루 반죽을 고기에 발라 꼬치에 끼워서 약한 불 위에서 익힌 다음 그 밀가루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 구이 방법이 나옵니다.

 또 다른 문헌 중 규합총서에는 고기를 익히고 차가운 물에 적시고 다시 굽는 것을 세 번 정도 반복하는 구이 방법도 기록되어 있으며, 시의전서에서는 고기에 백지를 발라서 굽는 구이 방법도 기록되었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굽는 온도를 조절하여 고기 겉이 타지 않고 속까지 잘 익게 하는 방법입니다.

 이외에도 옛사람들이 들에 나갔을 때 구워 먹는 방법이 있었는데, 직접 산에서 딴 송이버섯을 박잎이나 굴참나무잎으로 여러 번 감싼 다음 진흙을 발라 모닥불에 묻어 익혔고, 이것을 꺼내서 간장이나 소금 등의 양념을 찍어 먹었습니다. 또한 음식 재료에 진흙을 바르는 방법에는 닭이나 암꿩 속에 고비를 가득 넣어 진흙을 발라서 불에 2시간 정도 구워서 초장에 찍어 먹는 것도 있었습니다.

 

 

 

 

 

 

 

- 구이 방법

 
 불에 재료를 구울 때는 먼저 몸에 좋고 맛있는 성분이 들어있는 육즙이 흘러나오지 않게 강한 불로 겉을 익힌 다음에 속을 익혀야 하며, 이때 재료의 두께가 두꺼운 상태에서 강한 불로 바로 구우면 겉만 타고 속은 안 익기 때문에 너무 세지 않은 불로 한쪽 면을 거의 익힌 후에 다른 한쪽의 면도 익혀야 합니다.

 구이를 하기에 가장 좋은 상태의 연료는 숯에 완전히 불이 붙어 연기가 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재료가 달라붙지 않게 미리 달군 석쇠를 높은 위치에 두고 강한 불로 굽는 것이 좋습니다.

 굽는 재료 중에서도 생선과 같은 살은 자주 뒤집으면 살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며, 재료의 부분이 숯이 되면 보기에도 좋지 않고 풍미도 떨어지므로 화력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재료 표면에 물기가 많으면 굽기 어려우니 굽기 전 미리 물기를 제거해서 구워야 모양이 바르게 나옵니다.

 굽는 정도는 재료에 따라서도 다른데, 먼저 돼지고기는 덜 익히면 기생충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익혀서 먹어야 하고, 구이로 먹는 소고기는 돼지고기와 다르게 많이 익히면 질겨지므로 덜 익혀서 연하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 구이 양념

 

 구이에 사용하는 양념에는 소금과 간장, 고추장 양념이 있고, 양념을 바르면서 굽는 방법과 미리 양념해서 굽는 방법이 있는데, 언제 바르던지 상관없이 굽는 것이 거의 완료되었을 때 양념을 한 번 더 바르는 것이 음식에 윤기를 줘서 더 맛있어 보이게 해줍니다.

 구이 양념 중 먼저 소금으로 양념하는 방법에는 재료를 굽고 나서 소금에 살짝 찍어 먹는 것과 재료에 소금을 뿌리면서 굽는 것, 재료를 소금에 절여서 굽는 것 등이 있으며, 소금으로 양념하는 방법은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생선을 구울 때 고운 소금을 먹음직스럽게 익은 생선 위에 뿌리면 맛도 좋고 멋도 있습니다.

 고추장과 간장 양념은 다진 파와 마늘, 생강에 설탕, 참기름, 깨소금을 섞어서 만드는데, 고추장으로 만들 때는 너무 짜지 않고 되직하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하며, 간장으로 만들 때는 고운 검은색의 진간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기에 양념하여 구울 때는 고기에 잔 칼집을 넣어 미리 만들어둔 양념장에 재워서 간이 밴 다음에 굽는 것이 맛있으며, 양념 중 고추장 양념으로 구울 때는 고기에 소금과 기름만으로 양념을 해서 한 번 애벌로 굽고, 고추장 양념을 발라서 또 한 번 굽는 것이 좋습니다. 고기에 바로 고추장 양념을 바르고 구우면 속은 안 익고 양념만 타기 때문에 소금과 기름으로 애벌구이해야 타지 않고 잘 구워집니다.

 

 

- 구이의 종류


 구이의 종류에는 너비아니 구이, 섭산적 구이, 산적 구이, 곱창구이, 간 산적 구이, 생치구이 등의 육류를 이용한 것이 있고, 생선구이, 대합구이, 얼간 생선과 건어물 구이, 김구이 등의 어패류, 해조류를 이용한 것이 있으며, 가지나 더덕 등의 채소류를 이용하여 만든 것이 있습니다.

 먼저 육류를 이용하여 만든 것 중 소고기 등심으로 만든 너비아니 구이는 얇게 저민 고기에 가로 세로로 잔 칼집을 넣고 간장으로 만든 양념에 재워서 석쇠에 구운 것으로, 소고기를 구울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며, 고기를 구울 때는 불꽃이 사그라들고 붉게 핀 숯불에 굽는 것이 좋습니다. 이 방법은 염통구이나 꿩고기, 닭고기를 구울 때도 이용하며, 돼지고기로 만들 때는 양념에 고추장을 추가하여 굽습니다.

 섭산적 구이는 곱게 다진 고기를 너비아니와 같은 간장 양념을 넣은 뒤 얇은 반대기 모양으로 만들거나 동그랗고 납작한 모양으로 만들어서 굽습니다. 산적 구이는 소고기나 닭고기, 생선 등의 재료를 손가락 크기로 썰어 양념한 다음 파나 흰떡 등의 재료와 함께 꼬치에 끼워서 굽습니다.

 일반 곱창구이는 미리 달군 석쇠에 곱창을 놓고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리면서 구우며, 곱창 양념구이는 간장 양념을 곱창에 발라서 재운 다음에 굽습니다. 곱창을 구울 때 너무 약한 불로 구우면 곱창의 육즙이 빠져나와 맛이 없기 때문에 적당히 강한 불로 굽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곱창을 굽기 전에 끓는 물에 살짝 익혔다가 구우면 연해져서 어린아이나 연세가 있는 분들이 먹기에 좋으며, 마늘쪽과 같이 구우면 고기의 잡냄새를 제거할 수 있고 영양도 보충할 수 있습니다.

 간 산적 구이를 만드는 방법은 간을 5cm 정도 길이로 도톰하게 썰고, 간이랑 비슷한 크기지만 두께는 얇게 만든 소고기를 칼등으로 두드린 후 양념에 재워 놓고, 반으로 가른 풋고추는 간보다 작게 썰어서 소금물에 데칩니다. 준비한 재료들을 꼬치에 소고기, 풋고추, 간 순서대로 끼운 다음 석쇠로 구워서 잣가루를 뿌려 마무리합니다.

 


 생치구이는 꿩치의 살을 얇게 저며서 다진 파, 마늘, 생강, 소금, 참기름, 깨소금, 후춧가루로 양념한 다음 석쇠에 놓고 구워 줍니다.

 어패류를 이용하여 굽는 것 중 생선구이는 칼집을 낸 생선에 너비아니 구이 양념을 발라서 석쇠에 굽는데, 이때 크기가 큰 대구나 민어, 준치 등의 생선류는 크게 토막 낸 다음 양념해서 굽고, 크기가 작은 뱅어 같은 생선류는 4마리 정도를 꼬치에 끼워서 굽습니다.

 얼간 생선은 소금기를 제거해서 참기름만 발라서 굽는 방법이 있고, 참기름, 파, 마늘, 실고추 등의 양념을 얹어서 찌는 방법이 있는데, 그중 북어는 미리 물에 불렸다가 양념해서 찌거나 굽습니다. 대합은 깨끗이 씻고 발려낸 살을 살짝 볶아서 작게 다진 후 으깬 두부와 다진 소고기랑 섞은 후 간장, 설탕, 다진 파와 마늘, 참기름, 깨소금, 후춧가루, 소금으로 양념한 다음, 이것을 대합 껍데기에 넣고 그 위에 밀가루와 달걀을 묻혀서 기름 두른 번철에 지집니다.

 김구이를 할 때는 얇은 두께의 조선 김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깨끗하게 손질한 김을 한 장씩 펼쳐 골고루 참기름을 바르고 고운 소금을 뿌려서 말아 놓으며, 미리 달군 석쇠에 양념한 김을 올려서 약한 불에 앞뒤로 파랗게 굽습니다. 이때 김을 구울 때 두 장씩 겹쳐서 구우면 김이 잘 타지 않고 향이 쉽게 날아가지 않아서 맛이 더 좋습니다.

 채소류를 이용하여 만든 구이중에서 가지 구이를 하는 방법은 반으로 가른 가지의 껍질 쪽에 얕은 칼집을 내고, 가지의 떫은맛을 제거하기 위해 따뜻한 소금물에 30분 정도 담가 놓습니다. 그동안 된장에 설탕, 청주, 멸칫국물 등을 섞고 중불에 볶으면서 달걀흰자를 넣어 뭉치게 합니다. 소금물에 담가놓았던 가지는 물기를 제거하여 꼬치에 끼우고 애벌로 참기름을 발라서 석쇠에 올려 중불로 구운 다음, 가지를 반으로 가른 쪽에 된장 양념을 바르고 다시 석쇠에 구워 통깨를 뿌려서 마무리하는데, 양념은 바르면서 굽는 것도 좋으며, 씨가 적은 가지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더덕구이는 미리 물에 불린 더덕의 껍질을 제거하여 방망이 등의 도구로 두드려서 납작하게 펴고, 간장과 참기름으로 만든 유장을 발라서 은박지를 깐 석쇠 위에 애벌로 구운 후 고추장 양념을 만들어 바르고 다시 한번 더 굽습니다. 더덕구이를 할 때는 너무 길지 않게 긴 것은 2~3등분으로 자른 후 두드려 펴고, 고추장 양념을 발라서 구울 때는 양념이 타지 않도록 잘 구워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깨소금을 뿌리고 마무리합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구이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구이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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