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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한국의 부식류 - 생채, 숙채, 쌈

by 홍나인 2024. 2. 5.

 

1. 생채

 익히지 않은 생채소를 양념해서 무친 것을 생채라고 하는데, 산뜻하고 새콤한 맛이 나는 것이 숙채와는 다른 특징이며, 고기처럼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나 입맛이 없을 때 먹으면 좋습니다. 생채에 이용하는 재료에는 생으로 먹어도 되는 무, 오이, 도라지, 더덕, 배추, 당근, 산나물 등이 있으며, 1766년에 간행된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생채의 재료로 넘나물이나 갓류, 두릅, 구기의 어린 순, 감국화, 죽순과 같은 향신채소를 많이 이용했다는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생채에 쓰이는 재료는 각 계절에 따라 나오는 싱싱한 채소와 나물을 쓰는 것이 좋으며, 채소를 생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야 하고, 미리 무치면 물이 생겨서 형태와 맛이 변하기 때문에 양념을 미리 준비했다가 먹기 바로 직전에 무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생채 양념을 만들 때는 파와 마늘을 적게 넣거나 아예 넣지 않으며, 어떠한 양념이든 기름을 적게 넣어야 합니다.

 생채의 종류에는 일반 생채와 냉채 등이 있는데, 고춧가루나 고추장에 식초와 설탕 등의 양념을 넣고 무치는 일반 생채에는 오이생채, 무생채, 더덕 생채, 도라지생채 등이 있으며, 냉채에는 겨자즙에 무친 겨자채나 호두즙에 무친 호두 냉채, 잣즙으로 무친 잣즙 냉채 등이 있습니다. 냉채를 만들 때는 대부분 삶아서 차게 식힌 새우나, 오징어, 조개 등의 어패류와 파래, 미역 등의 해조류, 편육이나 버섯 등의 재료도 들어가며, 주로 교자상이나 주안상에 올라갑니다.

 이외에도 닭으로 만든 육수에 충분히 불린 쌀과 실백을 넣고 갈아서 되직하게 끓인 실백 즙이 있었으며, 실백 즙의 닭 육수 대신 참깨를 넣고 간 깨즙도 있었지만, 이러한 실백 즙이나 깨즙은 현재에는 잘 이용하지 않습니다.

 

 


2. 숙채

 채소를 생으로 무치는 생채와 다르게 숙채는 산나물이나 들나물, 뿌리 등의 채소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치거나 기름에 볶아서 여러 양념으로 무치는 것으로, 숙채의 양념에는 소금과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이 있습니다.

 끓는 물에 데쳐서 무치는 방법은 주로 시금치나 숙주나물, 콩나물 등에 사용하고, 소금에 절였다가 기름 두른 팬에서 볶는 방법은 오이나 도라지, 호박 등에 사용합니다. 또한 데치는 방법 중 채소의 색이 파랗게 해야 하는 시금치나 쑥갓은 소량의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짧게 데쳐야 하며, 말린 고사리나 고비, 도라지 등의 재료는 물에 넣고 오래 불린 다음에 물기를 제거하고 기름에 볶습니다.

 쓴맛이 나는 산나물이나 봄나물 등의 재료는 쓴맛을 상쇄하는 초고추장으로 무쳐야 맛이 있으며, 숙채를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나물을 적당하게 데친 다음 빠르게 차가운 물에 헹궈서 물기를 제거한 후 양념을 넣고 손으로 무쳐야 맛있고, 고소한 참기름과 깨소금을 기본보다 조금 더 넣어야 맛이 좋아집니다.

 숙채를 만들 때 보통 한 가지 재료로 만드는데, 채 썰어 볶은 고기와 다양한 채소를 당면과 함께 섞어서 무친 잡채나 탕평채, 구절판 등의 숙채는 두 가지에서 세 가지 정도의 재료를 섞어서 만들기도 합니다.

3. 쌈

 오래전부터 먹어왔던 쌈은 채소류나 해조류 등에 고기나 밥을 싸서 먹는 것입니다. 쌈은 주로 상추나 깻잎, 콩잎, 취나물, 호박잎, 배추속대 등의 채소류와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 등의 다양한 재료로 만들며, 그 밖의 돼지고기나 우설, 해삼 등을 달걀에 싸서 익힌 음식도 쌈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쌈은 재료들을 익히지 않고 생으로 싸서 먹거나 끓는 물에 잠깐 데쳐서 싸 먹는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옛 문헌인 시의전서에는 생으로 싸 먹는 상추쌈, 곰취 쌈 등이 나와 있고, 또 다른 문헌에서는 곰취나, 깻잎을 찌거나 삶아서 만든다고 나와 있습니다.

 


 쌈은 옛날부터 집 밖에서 음식을 들고 다니기 편하게 하거나 음식을 잠깐 보관하기 위해서 만든 보관 방법이기도 하며, 정월 대보름날 복 쌈을 먹는 것은 복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를 갖기도 했습니다.

 복 쌈에 대한 내용은 조선시대 후기 때 작성된 동국세시기에도 나와 있는데, 이 문헌에서는 정월 대보름날에는 나물 잎에 밥을 싸서 먹었으며, 이것을 복 쌈이라 불렀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또 다른 문헌에서는 곰취나 김으로 쌈을 싸서 집안의 모든 어른, 아이가 둘러앉아 먹었고, 세 쌈을 먹으면 서른 섬이라 부르니, 이번 가을에는 작은 밭에도 풍년이 들 거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시골집에서는 김이나 묵은 나물, 무청, 배추김치 등에 밥을 싸서 한 입 먹으면 열 섬, 두 입 먹으면 스무 섬, 세 입 먹으면 서른 섬이라 불렀는데, 이는 쌈의 모양이 곡식이 들어있는 섬과 비슷했기 때문이며, 이것을 풍년 빌기라 한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문헌들을 보면 옛날에는 쌈의 재료로 김이나 묵은 나물, 무청, 곰취, 배추김치 등 다양한 재료로 쌈을 싸서 먹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옛 문헌인 한양 세시기에서는 우물이나 강가에 조밥을 던졌고, 그것을 용이 먹고 배가 부르면 수해가 없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으며, 이를 용 밥 주기라고 하였습니다. 이 당시에 쌈을 싸서 던졌다는 내용은 나와 있지 않지만, 현재에 전해 내려오는 것을 보면 쌈을 싸서 던졌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며, 쌈은 종교적인 목적으로도 사용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문헌에서는 옛날 풍습에는 정월대보름에 물고기가 먹으라는 뜻으로 조밥을 짓고 이것을 우물에 뿌렸으며, 이를 어부슴이라 불렀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쌈을 싸서 강이나 바다 등에 던지는 풍습은 현재 경기도나 강원도 일부 지역에 아직 남아 있으며, 대부분 김으로 싸지만, 조밥을 지어 뿌리기도 합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생채[生菜]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생채[生菜]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숙채[熟菜]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쌈 (한국민속신앙사전: 가정신앙 편, 2011. 12. 15.)
쌈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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