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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한국의 부식류 - 전, 적

by 홍나인 2024. 2. 2.

 

1. 전

 전은 얇게 썬 재료를 밀가루와 달걀에 묻혀 기름에 지져서 만든 음식으로, 간장이나 초간장을 찍어 먹기도 하고, 주로 교자상이나 면상 등에 올라갔으며, 설날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이나 집안 경사 등의 큰일을 치를 때 항상 만들어 먹는 반찬입니다.

 전을 부르는 말은 궁중에서는 전유화라 쓰고 전유어라고 읽었으며, 저냐 등으로 다양하게 불렀습니다. 옛 문헌인 시의전서나 아언각비에서는 제수에 쓰이는 전을 부르는 단어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전은 채소류나 버섯류, 육류, 어패류 등의 재료를 얇게 저며 밀가루와 달걀물을 묻힌 후 기름 두른 팬에 지져서 만드는데, 이때 넉넉한 기름과 불을 약하게 조절하여 재료가 타지 않고 잘 익게 해야 합니다. 또한 전은 채소류나 육류 등의 재료 이외 식용할 수 있는 꽃을 이용하여 만들기도 하는데, 이를 화전이라 부릅니다.

 이러한 전의 종류에는 감자전, 애호박전, 가지전, 풋고추 전, 파전, 양파전, 부추전, 김치전, 연근 전, 표고전 등의 채소류, 버섯류를 이용한 전이 있고, 생선전, 대합 전, 굴전, 게 전 등의 어패류로 만든 전과 육전, 내장전, 천엽 전, 양 전, 완자 전 등의 육류를 이용한 전이 있습니다.

 

 


 채소류로 만든 전의 재료에는 감자, 호박, 양파, 쪽파, 배추, 두부 등의 다양한 재료가 있는데, 채소 중 잎이 길쭉하거나 넓은 쪽파나 배추 등은 밀가루와 달걀을 섞은 반죽을 잎에 묻혀 기름에 지지고, 감자나 호박과 같은 채소는 작은 크기로 썰어 밀가루 반죽에 다른 채소도 넣고 섞은 뒤 앞뒤로 노릇하게 지집니다.

 어패류로 만든 전은 오징어나 새우, 바지락, 홍합, 전복, 생선 등의 다양한 어패류를 이용하여 만들며, 오징어나 새우 등은 작은 크기로 썬 다음, 밀가루와 달걀을 섞은 반죽에 어울리는 채소를 섞어 만들기도 하고, 조개류를 이용한 전은 조개의 살만을 발라서 달걀물을 묻혀 기름에 지져서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어패류를 이용한 전 중 생선전은 생선의 살을 얇게 포 뜬 다음, 밀가루와 달걀을 순서대로 묻혀 기름 두른 팬에 지지는데, 주로 대구나 민어, 도미, 가자미, 광어, 명태 등 담백하고 기름기가 적은 흰살생선을 이용하여 만듭니다.

 육류를 이용한 전 중에서 고기전은 주로 소고기로 만드는데, 생선전을 만드는 방법과 같이 고기를 얇게 포를 떠서 밀가루와 달걀을 순서대로 묻혀 기름 두른 팬에 지지는 방법이 있고, 길쭉하게 자른 소고기를 간장과 맛술 등의 양념을 한 다음, 버섯이나 파 등의 채소를 꼬치에 끼워 달걀물을 묻혀서 기름에 지지는 방법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꽃을 이용한 화전을 만들 때는 독성이 없는 식용 가능한 꽃을 이용해야 하며, 만드는 방법은 익반죽한 찹쌀 반죽을 동그랗고 넓적하게 만들어 적당한 양의 기름을 두른 팬에 놓고 지진 후 뒤집어서 위에 꽃을 올리고 살짝 지집니다. 화전을 만드는 꽃은 주로 진달래꽃을 많이 이용하며, 그 외 맨드라미나 장미꽃, 봉선화 등의 꽃도 이용합니다. 또한 진달래꽃과 비슷한 철쭉은 독성이 있어 화전에 쓸 수 없으므로 진달래꽃과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 적

 적은 육류나 채소류, 버섯류 등의 재료를 적당한 길이로 썰어 양념한 다음 꼬치에 끼워서 구운 음식이며,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맛과 영양, 색 모두 우수하고, 혼인이나 수연, 제사 등에 쓰입니다.

 옛날의 적은 재료를 불에 구워서 익힌 음식을 말하는 단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재료를 꼬치에 끼운 음식을 말하는 단어로 의미가 바뀌었습니다.

 적에 대해서는 중국의 문헌에도 나와 있는데, 중국의 높은 계급과 부잣집에서는 중요한 잔치 때 이민족의 음식인 강자와 맥 적을 먼저 내놓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문헌에서 맥은 부여 민족을 말하는 것이고, 적은 미리 양념한 고기를 꼬치에 끼워서 구워 먹는 음식을 말합니다. 따라서 중국 문헌에 맥 적은 우리나라에서 유래한 음식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적의 원형인 맥 적은 석명이라는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는데, 맥 적은 통으로 구운 고기를 각자 칼로 잘라가서 먹는 것으로, 호맥에서 왔다고 나와 있으며, 현대의 적과 같이 고기를 작게 자르고 다른 재료와 함께 굽는 모습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적의 형태가 바뀌게 된 것은 아주 오래전 유목 생활과 사냥으로 고기를 많이 먹었던 우리 민족이 농경 생활로 정착하면서 고기를 구하기 어렵게 되었고, 이에 따라 고기를 작게 잘라 꼬치에 끼워서 먹게 되었으며, 고기 외 다른 재료도 같이 끼워서 먹게 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후 적은 굽는 조리 방법에서 미리 익힌 재료를 꼬치에 끼우는 조리 방법, 밀가루와 달걀물을 묻힌 재료를 기름 두른 번철에 지지는 조리 방법 등으로 나뉘어서 발달하였습니다.

 적은 조리 방법에 따라 익히지 않은 재료를 같은 길이로 썰어 꼬치에 끼워서 구운 방법의 산적과 양념한 재료를 익혀서 꼬치에 끼운 누름적, 양념한 재료를 꼬치에 끼워 밀가루와 달걀물을 순서대로 입혀서 지진 지짐 누름적,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산적의 종류에는 사슬적, 파산적, 떡 산적 등이 있고, 누름적에는 화양적 등이 있으며, 지짐 누름적 종류에는 파 적, 두릅적, 지짐 누름적 등이 있습니다.

 적에 이용할 수 있는 재료에는 두릅, 당근, 도라지, 파 등의 채소류와 표고버섯, 송이버섯 등의 버섯류, 소고기 등의 육류, 광어, 민어 등의 생선류, 이외의 떡이나 김치 등의 재료가 있습니다.

 1700년대까지의 문헌에서는 가지와 소고기, 개장 등의 재료를 굽거나 쪄서 익힌 다음 걸쭉한 밀가루 즙을 끼얹은 음식이 나왔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옷을 입혀 지지는 지짐 누름적 형태로 변해 내려왔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전[煎]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전[煎]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간 납 (한국 일생 의례 사전)
적[炙]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적[炙]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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