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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한국의 주식류 - 잡곡밥

by 홍나인 2024. 1. 27.

 

1. 잡곡밥

 쌀이 귀한 옛날에는 쌀밥을 마음껏 먹어보는 게 소원일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쌀밥이 영양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오히려 현미밥이나 보리밥 보리빵, 생식, 선식 등의 건강식을 찾게 되었습니다.

 현미를 도정한 백미로 지은 밥은 현미보다 소화는 잘되지만, 비타민이나 무기질이나 부족하기 때문에 콩, 조, 팥, 보리 등의 잡곡을 섞어 밥을 지으면 부족한 영양 성분을 보충할 수 있고 맛 또한 더 좋아집니다. 잡곡밥과 보리밥은 회사 밖이나 집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잡곡밥의 종류로는 찹쌀이나 멥쌀에 콩, 조, 팥, 수수 등을 섞어 지은 별 밥과 차조를 넣고 지은 나속반, 쌀과 팥 또는 쌀과 조를 반반씩 섞어서 지은 상반, 맷돌에 콩을 갈아 끓이다가 쌀을 넣고 지은 비지밥, 거피팥을 맷돌에 타서 섞은 거피 팥밥, 좁쌀과 팥, 콩을 섞어 지은 밥, 멥쌀, 찹쌀, 삶은 팥, 대추, 밤을 넣고 찐 혼돈반 등의 잡곡밥이 있습니다.

 옛날 요리책에는 우리나라 밥에 대한 종류가 나오는데 흰밥, 콩밥, 밤밥, 팥밥, 팥물밥, 조밥, 잡곡밥, 보리밥, 오곡밥 등이 기록되어 있고, 종류 이외에 밥 짓기에 대한 설명과 보관법도 실려 있습니다.

 임원십육지나 취류 지류에도 혼돈반, 반도반, 금반, 감자밥, 옥정반 등의 아홉 가지와 밥 짓기에 대한 설명, 햅쌀의 독 없애기, 밥 보관 방법, 보리 무르게 익히기 등의 내용이 나옵니다. 서유구가 쓴 다른 책에도 밥의 총론, 밥을 짓는 방법, 보리 무르게 익히기, 감자밥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 보리밥

 보리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당뇨와 변비에 좋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여러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가 잘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귀가 많이 나온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보리밥을 짓는 방법에 대해서는 옛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임원십육지에서는 "보리밥을 지을 때는 보리를 하룻밤 동안 물에 담가 놓았다가 그 물을 버리지 않고 같이 넣고 충분히 삶아 건져 낸 다음 물기가 모두 빠지면 멥쌀을 섞어 밥을 짓는다"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보리는 쌀보다 더 단단해 잘 무르지 않기 때문에 쌀밥과는 다르게 지어야 합니다. 보리밥을 짓는 방법은 먼저 통 보리쌀을 물에 담가서 불린 다음 보리 가운데 홈에 박힌 속 껍질을 제거합니다. 속 껍질을 깨끗이 제거한 보리쌀은 세게 비벼서 물을 붓고 서너 번 씻는데 처음에는 물이 걸쭉하게 되지만 계속 씻다 보면 점점 맑아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보리쌀은 하얗고 끈기가 있어 씹는 맛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보리밥을 짓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지만, 요즘은 깨끗하게 손질된 보리쌀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헹구기만 하면 됩니다.

 보통 보리밥을 지을 때는 통 보리쌀로만 짓기도 하지만 쌀이나 차조, 강낭콩, 굵직하게 썬 감자 등의 재료를 기호에 따라 넣어 약간 질게 지어도 맛있습니다. 보리를 따로 살짝 삶아서 짓기도 하지만 생 보리쌀로 바로 짓는 것이 더 구수하고 맛이 좋으며 보리밥을 지을 땐 흰밥을 지을 때보다 충분히 뜸을 들여야 합니다.

 보리밥을 먹는 방법 중 열무김치와 고추장만을 넣어 비벼 먹는 것이 가장 좋으며, 강된장 찌개나 콩나물국, 냉국 등과 함께 먹는 것 또한 맛이 좋습니다. 비름나물이나 고구마 줄기도 보리밥과 어울리는데 자신의 기호에 맞게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 오곡밥

 오곡밥은 여러 곡식을 넣고 지은 잡곡밥이며, 오곡이란 쌀과 보리, 조, 콩, 기장 다섯 가지의 중요한 곡식을 말하는 것이지만 지역에 따라 넣는 곡물이 다르기도 했습니다. 요즘에는 원래의 다섯 가지 곡물뿐만 아니라 다른 잡곡들을 섞어 밥을 짓기도 합니다.

 오곡밥을 지을 때는 찰기가 있는 곡물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 밥을 지을 때보다 물의 양을 적게 넣어야 하며 소금으로 간해야 합니다. 또한 솥이 아니라 시루나 찜통에 보를 깔고 찌는데 찌는 중간에 소금물을 서너 차례 뿌리고 위아래가 골고루 섞이도록 해야 합니다.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조나 기장, 멥쌀, 팥, 콩 등을 섞어서 지은 밥을 기록하였고, 동국세시기에는 "다섯 가지 곡물로 잡곡밥을 만들어 먹고 이것을 이웃에게도 나누어 준다. 영남 지방도 종일 이것을 먹었으며, 이것은 제삿밥을 나누어 먹는 옛 풍습을 답습한 것 같다”라며 오곡밥에 대해 기록하였습니다.


- 콩밥

 대두는 우리나라와 만주 지역이 원산지이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콩으로 만든 음식이 많이 발달하였습니다. 콩으로 만든 음식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된장, 간장, 두부, 콩나물 등이 있습니다.

 

 콩밥은 주로 검은콩을 이용하여 짓는데, 콩밥을 만드는 방법은 먼저 콩을 물에 담가 충분히 불려서 깨끗이 씻은 후, 쌀도 깨끗이 씻고 불린 후 물기를 제거하여 같이 섞어 흰밥을 짓듯이 지으면 됩니다.

 

 콩은 영양가가 굉장히 높은데 영양 성분 중 단백질이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할 만큼 함량이 높아 고기를 먹지 못해 단백질을 섭취하기 어려웠던 옛 서민들에게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습니다.

 


- 팥밥

 팥은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몸의 부기를 빼주고 혈압을 낮춰주며 피부와 모공의 오염물질을 없애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아토피와 같은 피부염이나 기미 제거에도 도움을 줍니다.

 

 조선시대 강희맹이 쓴 금양잡록 책을 보면 임금이 백성들에게 농사를 권하는 뜻으로 직접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의식을 행할 때 여러 곡물과 함께 팥을 심었다고 하였고, 임금의 수라상에는 항상 백반과 팥 삶은 물로 밥을 지은 홍반 두 가지를 올렸습니다. 또한 팥의 붉은 색은 악귀를 물리친다고 생각해 여러 상황에서 사용한 것을 보면 팥은 조선시대에 굉장히 중요한 식품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팥밥의 종류에는 홍반, 붉은 팥밥, 거피 팥밥 등이 있으며, 팥의 양은 자신이 원하는 정도에 따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갓 수확한 팥은 삶지 않고 쌀과 섞어서 그대로 지어도 되지만 오래된 팥은 굉장히 단단하기 때문에 삶거나 쪼개서 밥을 지어야 하며, 기본적으로는 통팥을 삶거나 타서 쌀과 섞어 짓지만, 서울 지역에서는 팥의 껍질을 거피를 해서 짓습니다.

 팥밥은 주로 겨울 일상식에 많이 이용되며, 이남 지역보다 평안도 지역이 팥의 생산이 많기 때문에 주식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붉은 팥밥은 팥의 6에서 7배 정도의 물을 붓고 팥의 껍질이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삶은 다음 삶은 팥과 쌀을 층층이 안쳐서 팥 삶은 물을 섞은 물을 부어 밥을 짓는데, 이때 물의 양은 흰밥을 지을 때보다 약간 많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마르지 않아 보들보들한 다 여문 상태의 팥으로 지은 밥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쌀과 깨끗이 씻은 보들보들한 팥을 함께 섞어서 밥을 짓는데 이때 이 팥에는 수분이 많이 있으므로 밥물은 보통 밥을 지을 때보다 약간 적게 맞춰야 적당합니다.

 거피 팥밥은 쌀밥과 팥밥을 구분해서 쓸 때 편리한 방법인데, 껍질을 제거한 팥을 쌀과 섞지 않고 한쪽 구석에 깊이 박고 흐트러지지 않게 물을 부어 밥을 지은 다음 섞어서 푸는 방법입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팥시루떡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팥밥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팥 (우수 식재료 디렉터리)
잡곡밥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 가지 1, 초판 1998. 10 쇄 2011., 한복진, 한복려, 황혜성)
콩밥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 식생활의 역사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 가지 2, 초판 1998. 10 쇄 2011., 한복진, 한복려, 황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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