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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한국의 주식류 - 별미 밥

by 홍나인 2024. 1. 27.

 

 별미 밥은 쌀에 잡곡 말고도 채소나 육류, 조류 등의 재료를 넣고 지은 밥을 말합니다. 종류로는 콩나물을 넣은 콩나물밥, 김치와 돼지고기를 넣고 지은 김치밥, 송이밥, 연어 밥, 굴밥, 무밥 등이 있습니다. 별미 밥은 1940년대 이후 문헌에 등장하였으며 조선 요리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것을 보아 우리나라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만들어 먹던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1. 콩나물밥

 우리나라 북쪽 지역과 만주에 걸친 고구려 영토가 콩의 원산지입니다. 우리나라의 콩 생산량은 2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총생산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콩을 이용하여 만든 콩 가공식품이 가장 발달하였는데 메주의 원형인 시와 장류, 두부, 콩나물 등이 모두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져 전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습니다.

 콩나물은 콩을 발아시킨 채소로 아주 오랜 기간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식품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예로부터 우리 몸에 많은 유익을 주는 식품으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콩나물은 고려시대 때의 향약구급방이라는 책에 다른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중국의 책에 숙주나물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의 콩나물이 중국보다 먼저 개발한 식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향약구급방에서 소개한 콩나물은 햇볕에 잘 말려 약으로 썼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조선시대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콩나물을 물 다시 주는 방법으로 길러서 잘 말린 다음 청심환의 재료로 이용하였고, 이는 중국에 수출하며 매우 귀한 약재로 여겨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말린 콩나물은 지금까지도 청심환의 재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콩나물의 효능에 대해서는 동의보감에서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근육과 뼈가 아프거나 온몸이 저리고 무거울 때 콩나물을 이용하여 치료하였고, 제반 염증 소견을 억제하고 수분대사를 촉진해 위의 열을 없애는 데 뛰어나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콩나물을 현대 의학으로 확인해 보면 마른 콩에는 비타민 C가 없지만 콩을 발아시키면 많은 양의 비타민 C가 생겨 콩나물 100g을 섭취하면 성인 기준으로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C 삼분의 일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콩나물에는 비타민 이외에도 단백질, 탄수화물, 섬유소, 아스파트산, 식물성스테롤, 올리고당 등의 여러 가지 영양소가 들어있어 아주 좋은 식품이라는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콩나물은 채소를 경작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채소가 귀한 추운 겨울철에 비타민 C 등의 영양성분을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식품이었습니다.

 이렇게 몸에 좋은 콩나물은 밥으로 지어 먹기도 하였는데, 콩나물밥 만드는 방법은 깨끗이 씻고 다듬은 콩나물을 긴 것이 있으면 먹기 좋게 반으로 잘라 솥 밑에 깔고 깨끗이 씻어 불린 쌀을 콩나물 위에 얹고 적당량의 물을 부어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짓는데 이때 물의 양은 보통의 쌀밥을 지을 때보다 적게 잡고 뜸을 길게 들입니다.

 기호에 따라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넣고 밥을 짓기도 하며, 소금으로 간을 하지 않고 간이 안 된 맹물로 밥을 지어 양념장에 비벼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한 밥을 다 지은 후 오래 두면 콩나물의 수분이 빠져나가 가늘고 질겨지기 때문에 밥 먹는 시간에 맞추어 지어야 합니다.

 

 


2. 김치밥

 김치밥은 황해도와 평안도에서 만들어 먹는 향토 음식으로 특히 황해도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습니다. 김치밥은 겨울철을 대비해 만든 저장용 김장 김치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러한 오늘날 김치와 같은 독특한 김치는 고추가 전래한 1600년대 이후에 만들어졌으므로, 김치밥을 만들어 먹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치밥은 김장 김치와 기름기 있는 돼지고기를 썰어 넣고 짓는 별미 밥이며, 기호에 따라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김치는 생으로 먹어도 좋고, 이차적인 조리 재료로도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김치와 쌀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하나의 훌륭한 요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김치밥을 만드는 방법은 먼저 기름기 있는 돼지고기를 두껍지 않은 얇은 두께로 썰어 볶다가 물을 붓고 김치를 굵게 채 썰어서 넣고 15분 정도 끓인 다음에 멥쌀을 넣고 끓이다가 뜸을 들이고 다 지어지면 밥과 김치를 잘 섞어 그릇에 담아 양념장을 곁들여 먹습니다. 이러한 정식 요리 방법 이외에 오늘날의 김치볶음밥과 비슷한 흰밥과 김치를 섞어 기름에 볶는 방법이나, 김치에 밥을 말아 끓이는 약식 방법도 있었습니다.

 잘 익은 김치에는 비타민 C가 들어있어 추운 겨울철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되며, 김치밥은 산성인 쌀과 알칼리성인 김치가 만나 김치의 속에 들어있는 젓갈이 쌀의 소화 흡수를 돕기 때문에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양상으로도 훌륭한 조화를 이루는 음식입니다. 

 


3. 그 밖의 별미 밥

 콩나물밥, 김치밥 이외에도 여러 가지 별미 밥이 있는데 먼저 굴밥은 일반적인 쌀밥을 짓다가 뜸을 들일 때 잠시 생굴을 얹어서 익힌 밥으로, 따뜻할 때 바로 먹어야 비리지 않고 맛있습니다. 무밥은 굴밥과 비슷하게 쌀밥에 뜸을 들이기 전 무채를 넣고 잠깐 익힌 밥으로 양념장을 넣고 비벼 먹으면 맛이 산뜻하고 좋습니다. 봄철에는 죽순을 넣고 뜸을 들이고, 가을철에는 송이버섯을 밥이 끓을 때 넣고 뜸을 들인 다음 살살 섞어서 담으면 향기가 매우 좋습니다.

 그 밖에도 독특한 별미 밥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산림경제에는 버들잎 물로 지은 청정 반이라는 별미 밥이 소개되어 있고, 서유구가 쓴 임원십육지에는 죽실과 곶감 가루, 밤 가루를 넣어 지은 죽실 반, 연뿌리와 연밥을 넣어 지은 옥정반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만들어 먹는 별미 밥을 몇 개만 알아보자면, 강원도에는 강냉이나 감자를 넣은 강냉이밥, 감자밥 등이 있으며, 충청도에는 콩나물밥, 찰밥이 있고, 경상도에는 무밥, 이북 지방에서는 김치밥 말고도 비지 잡곡밥 등을 즐겨 해 먹는다고 합니다.

 그 지역의 특산물로 지은 별미 밥으로는 메밀밥, 유무 밥, 강피밥, 옥수수밥, 밤밥, 송이밥, 상수리 밥, 나물밥, 산나물밥, 죽순밥, 조개밥 등이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콩나물밥, 김치밥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 가지 1, 초판 1998. 10 쇄 2011., 한복진, 한복려, 황혜성)
콩나물 (농식품 백과사전)
콩나물밥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김치밥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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