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주식의 종류 중 하나이며 재료를 오랫동안 익혀서 반유동식의 상태로 만들었으므로 밥보다 소화가 잘되어 환자들을 위한 환자식으로 많이 쓰이며 뿐만 아니라 별미음식이나 보양식으로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 죽의 종류
쌀알의 형태에 따라 죽의 종류를 나눌 수 있는데, 옹근 죽은 쌀을 통으로 끓이는 것이며, 원미 죽은 쌀알을 굵게 갈아 끓이는 것이고, 비단 죽이나 무리 죽은 쌀알을 완전히 갈아서 곱게 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미음은 곡물을 완전히 무르게 끓인 후 고운체에 받혀 곡물의 껍질만 남도록 거른 것으로 쌀미음, 차조미음 등이 있으며, 곡물의 전분을 물에 풀어 끓여서 익힌 녹말죽은 마실 수 있을 정도의 농도이고 대표적으로 율무 녹말죽이 있습니다. 범벅은 호박이나 고구마, 옥수수 등을 주재료로 하여 팥이나 콩 또는 곡물가루와 함께 섞어 되직하게 끓인 음식입니다. 죽의 소화는 쌀을 갈아서 끓이는 것이 쌀을 통째로 넣고 끓인 것보다 소화가 더 잘됩니다.
죽의 종류는 이용하는 식재료에 따라서도 나눌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쌀만으로 만든 흰죽이 있고, 우유를 넣어 만든 타락죽이 있으며, 쌀과 팥, 녹두, 콩 등의 곡물로만 쑤는 죽, 밤이나 잣, 깨, 호두, 대추 등의 견과류를 이용하는 죽, 소고기나 닭고기, 조개, 전복, 홍합, 새우 등의 육류, 어패류 등을 이용해 끓이는 죽, 아욱이나 호박, 근대, 표고버섯 등의 채소류로 만드는 죽이 있는데, 소고기에 홍합을 넣고 만든 죽은 담채 죽이라고 따로 부릅니다.
또한 쌀에 다른 재료나 약재를 넣어 만든 백호탕, 죽엽석고탕 등의 죽도 있으며, 각 지역에 따른 독특한 죽도 있는데, 그중에서 특히 제주도에서는 전복이나 미역, 게, 옥돔, 새끼 돼지 등을 넣고 만든 향토 음식이 있습니다.
- 죽의 역사
농경 문화가 시작될 때부터 죽을 만들어 먹었는데 토기에 곡물과 물을 넣고 가열하는 방식으로 만들었으며, 곡물로 만든 음식 중 죽이 가장 오래된 음식입니다. 우리나라 또한 오래전부터 죽을 먹어왔고 다양하게 많이 발달했지만, 죽에 대한 기록은 고려시대 이전 문헌에는 얼마 발견되지 않았고 조선시대에 와서야 시의전서 등의 조리서에 죽에 대한 기록이 발견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죽은 곡물을 기본으로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서 만드는데, 기록에 나와 있는 죽은 40여 종의 종류가 있습니다. 쌀을 기본으로 하는 죽 이외의 곡물로 쑨 죽 종류에는 팥죽, 콩죽, 녹두죽, 율무죽 등이 있으며, 곡물에 산나물이나 채소를 넣고 쑨 죽에는 호박죽, 콩나물죽, 아욱죽, 방풍죽 등이 있습니다. 곡물에 어패류나 육류 등의 동물성 재료를 넣어 만든 죽에는 닭죽, 우유죽, 담채 죽, 생굴 죽, 전복죽, 붕어죽 등이 있으며, 견과류를 넣고 만든 죽에는 밤으로 만든 죽, 은행으로 만든 죽, 잣죽, 호두죽, 대추 죽 등이 나와 있습니다.
이 위에 죽과 같이 맛이나 효능을 기대하는 죽이 아니라 풍류 성향이 짙은 죽에 대한 기록도 있는데 이는 임원경제지에 나와 있으며 눈을 녹인 물에 떨어진 매화의 꽃잎을 삶아 이를 흰죽에 넣고 끓인 매화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매화죽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들은 별미 음식, 대용 주식, 보양 음식, 환자식, 구황식 등 다양한 용도로 쓰입니다.
죽에 관해 쓴 문헌 중 임원경제지에는 위가 허한 아침에 죽을 먹으면 곡기가 일어나 몸에 좋으며 부드럽고 매끄러워 위장에 좋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일반 가정에서는 나이가 있는 어른에게 죽을 만들어 드리는 자릿조반이라는 풍습이 있었으며, 궁중에서도 아침 식사 전 죽을 올리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또한 죽은 먹기 편해 상중의 이웃이나 친척들에게 죽을 만들어 보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국조오례의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죽은 주식 대용이나 보양식 외에도 재앙을 막기 위한 민속적 의미로도 쓰였으며 대표적인 죽으로 팥죽이 있습니다.
또한 죽은 구제 음식으로도 쓰였는데, 영조실록을 보면 선혜청에 걸인들을 모아 죽을 내렸다는 내용이 있으며, 황인, 복령, 감초 등의 가루로 끓인 죽처럼 약효가 있는 것은 치료식, 환자식으로도 쓰였습니다.
- 죽 만드는 방법
죽은 보통 재료의 5배 정도의 물을 넣고 끓이는데 동물성 재료나 채소 또는 견과류로 죽을 만들 때는 쌀을 통으로 쓰지 않고 쌀 앙금을 넣거나, 말린 앙금 가루를 넣고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만든 죽은 매우 부드러워 소화도 잘되며, 이나 잇몸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먹을 수 있습니다.
밥상과는 다르게 죽 상차림은 매우 간단합니다. 주식인 죽이나 미음, 녹말죽을 대접 등에 담아서 내고 죽을 덜어 먹을 그릇과 수저를 같이 놓으며, 찬으로는 동치미나 나박김치 등 국물이 있는 김치와, 마른 찬 두세 가지, 젓국으로 간을 맞춘 맑은 찌개를 내놓고, 간을 맞추는 소금이나 간장, 꿀을 종지에 담아서 놓습니다.
죽의 가장 기본이 되는 흰죽은 쌀에 물만 넣어 만들기도 하고, 불린 쌀을 곱게 갈아서 그대로 쓰거나, 작은 맷돌이나 요즘으로는 블렌더 안에 쌀을 넣고 참기름을 조금씩 넣으면서 갈아 죽을 만드는 방법도 있고, 곱게 간 쌀을 여러 번 물을 갈아 주면서 가라앉혀 나온 앙금만을 모아서 만들기도 하는데 맛이 아주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콩을 넣고 만드는 콩죽을 만들 때는 물에 충분히 불린 콩을 끓는 물에 잠깐 삶은 다음 찬물에 담가 껍질을 제거합니다. 껍질을 깨끗이 제거한 콩은 곱게 갈아서 체에 거르고, 거른 콩물에 불린 쌀을 넣어 끓입니다. 이렇게 끓인 것은 쑥을 넣고 다시 한번 더 끓인 후 소금으로 간을 합니다. 쌀이 들어가 씹는 맛이 있고 쑥 향기가 나기 때문에 봄철에 식욕이 없을 때 만들어 먹으면 매우 좋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을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죽[粥]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죽[粥]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흰죽, 팥죽, 콩죽, 녹두죽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 가지 1, 초판 1998. 10 쇄 2011., 한복진, 한복려, 황혜성)
흰죽 (임원경제지 속의 죽, 2007.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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