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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

한국의 주식류 - 팥죽, 잣죽

by 홍나인 2024. 1. 28.

 

1. 팥죽

 팥죽은 붉은 팥을 삶아 으깬 다음 체에 거르고 그 팥물에 쌀을 넣고 끓인 죽입니다. 팥죽이라고 하면 동짓날에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1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날인 동지에는 악귀를 쫓아내고 액운을 막아주는 붉은 색의 팥으로 만든 팥죽을 대문 앞에 뿌려야 악귀가 집으로 들어오지 못한다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에 동지에는 붉은 팥죽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또한 옛날에는 동지가 작은 설날이라고 부를 정도의 큰 명절이었기에 제사를 지냈고, 설날에 나누어 먹는 떡국처럼 팥죽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여겨 팥죽을 먹었습니다.

 팥죽은 동짓날 이외에 이사했을 때도 팥죽을 만들어 이웃과 나눠 먹었는데, 이러한 풍습들은 현대에도 조금은 남아있어 제사를 드리거나 악귀의 침입을 막기 위한 팥죽을 집 앞에 뿌리지는 않지만, 여전히 동짓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팥죽을 먹습니다.

 


 동지 팥죽에 대한 기록은 옛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중국 명나라 때 작성된 문헌을 보면 "어떤 이의 아들이 동짓날에 세상을 떠서 천연두를 옮기는 귀신이 되었는데 붉은 팥을 무서워했기 때문에 동짓날에는 붉은 팥죽을 만들어 그를 물리친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동지에 팥죽을 먹는 것은 중국에서 유래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동지 팥죽이 언제 전래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고려시대 말에 작성된 목은집과 익재집 등의 문헌에 동지에 팥죽을 만들어 먹는 내용의 시가 있는 것을 보면 중국의 문헌이 고려시대에 전해지면서 팥죽은 이미 고려시대에 절식으로 정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때 유득공이 작성한 경도잡지에는 "동지에 붉은 팥죽을 만들어 대문에 뿌림으로써 악귀를 물리친다."라고 쓰여있으며, 동국세시기에는 상원과 삼복, 동지에는 붉은 팥죽을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나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후기에는 동짓날에 붉은 팥죽을 만들어 사당에 올렸고, 그 팥죽을 여러 그릇으로 나눠 담아서 장독간이나 각 방, 헛간 등 가정 신이 머무는 곳에 놓았던 풍습이 있었던 걸 알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귀신을 물리치는 음식인 붉은 팥죽을 사당에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팥죽은 경상도 지역에서는 동짓날에 붉은 팥으로 팥죽을 만든 후 솔가지에 적셔 집 대문이나 마당, 담장 등에 뿌렸고 마을의 큰 고목에도 뿌림으로써 동네에 잡귀가 침입하는 것을 막았다고 합니다. 또 경기도 지역에서는 동짓날에 팥죽을 만들어 사당에서 동치 차례를 지내고, 팥죽을 여러 그릇으로 나눠 방이나 마루 등에 하나씩 놓고 가족들과 둘러앉아 먹었다고 합니다.

 

 


 팥죽을 만드는 방법은 붉은 팥 양의 8∼10배 정도의 물을 붓고 충분히 삶은 다음, 껍질을 제거하기 위해 체에 거르고 가라앉혀 가라앉힌 웃물과 쌀을 솥에 넣은 다음, 중간 불에서 끓이다가 쌀이 거의 퍼질 때쯤 가라앉은 앙금을 넣고 다시 끓입니다. 팥죽이 어느 정도 끓으면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동그란 새알 모양으로 빚고 이것을 팥죽에 넣고 끓이는데, 이때 팥죽에 넣는 새알심은 가족원 각각의 나이대로 먹을 수 있도록 수를 맞춰서 넣습니다. 팥죽의 색이 진해지고 걸쭉해지면서 새알심이 떠오르면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팥죽을 먹을 때는 자신의 기호에 따라 단맛을 선호한다면 설탕을 넣어 먹어도 됩니다.

 팥죽은 지역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였는데, 그중 제주도 지역에서는 팥죽에 새알심 대신 흰 떡을 잘게 썰어서 넣기도 했으며 옛날에는 팥의 껍질까지 포함해서 팥죽을 끓였다고 합니다.

2. 잣죽

 잣은 실백, 백자 등의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는 잣나무의 열매이며, 잣송이에서 알맹이를 빼고 알맹이의 단단한 껍질을 제거한 다음 다시 얇은 속껍질을 제거해야 하므로 손이 많이 가는 귀한 씨앗입니다. 도가에서 도를 닦을 때는 심산유곡에서 자라 향과 맛이 좋고 약효가 있는 잣을 늘 먹었다고 합니다.

 좋은 잣을 고르는 방법은 통통하고 굵고 기름이 묻어 나오지 않는 것이 좋은 잣이며, 잣을 쓸 때는 잣의 윗부분 중 뾰족한 쪽의 고깔을 제거한 후 통째로 쓰거나 가루로 만들어서 씁니다. 옛날에 잣은 불로장생 식품으로 알려졌지만, 일반 백성들이 구하기에는 값이 매우 비쌌고, 궁중에서는 전국의 모든 귀한 산물이 모이기 때문에 궁중에서 만드는 음식이나 떡, 과자에는 잣이 많이 사용됐습니다.


 궁중에서는 보약을 올리지 않는 날 아침 식전에 각종 죽을 올렸는데, 여러 종류의 죽 중에서 잣죽이 가장 좋은 죽이었습니다.

 


 잣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도 설명하였는데 “물에 불린 멥쌀을 맷돌에 갈아 체에 거르고 즙을 내어 가라앉혀서 윗물을 따라 버리고 묽지도 되지도 않게 적당하게 죽을 쑤고, 잣은 속껍질을 벗긴 후 볶아서 그릇에 담아 으깬다. 잣을 쌀죽에 넣고 골고루 저어 소금으로 간을 해서 먹는다. 대부분 쌀이 세 숟가락이면 잣 네 숟가락과 물 두 보시기를 넣고 끓이며, 매우 기름진 잣죽을 속이 허한 노인이 먹으면 설사가 나기 쉽다.”라고 기록하였습니다.

 잣으로 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다시 말하자면 깨끗이 씻고 충분히 불린 쌀을 일정량의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곱게 갈고 이것을 체에 걸러서 준비해 놓고, 잣도 속껍질을 제거해 쌀처럼 적당량의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곱게 갈아 체에 거릅니다. 약한 불에 올린 냄비에 간 쌀 물을 붓고 젓다가 죽이 되려고 하면 간 잣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한소끔 끓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춰 먹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것은 잣에는 기름이 많아서 간 잣 물을 한 번에 부으면 쉽게 삭기 때문에 조금씩 넣어야 하고, 잣죽을 다 끓일 때쯤 갑자기 삭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간을 하는 것도 잣죽과 소금을 따로 내거나 잣죽을 그릇에 담기 직전에 해야 합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팥죽 [Patjuk] (세계인을 위한 한국 음식, 2014. 07. 31., 한복선, 김선미, Gloryvee Ramos, James Robert Nasella)
팥죽 (한국민속신앙사전: 가정신앙 편, 2011. 12. 15.)
팥죽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동지팥죽 [冬至─粥]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팥죽 (전통 향토 음식 용어사전, 2010. 7. 5.,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우유죽, 잣죽, 깨죽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 가지 1, 초판 1998. 10 쇄 2011., 한복진, 한복려, 황혜성)
잣죽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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