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식생활의 형성 및 역사 (3)

 

5. 근대 이후

 19세기 중반 무렵은 우리나라에 서양 문화가 많이 유입되는 시기였는데 러시아, 청나라, 일본 등 외국과의 교류로 서양의 문화가 조선에 알려졌으며 우리나라의 사회 문화뿐만 아니라 식생활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강화도조약이 맺어진 1876년 이후로 우리나라의 쌀과 보리, 해삼, 인삼 등의 식재료는 외국으로 수출하게 되고 술, 담배, 향료, 조미료 등 외국 물건을 수입하게 되었습니다. 한미수호 조약을 체결한 1882년 후에는 러시아, 영국, 독일 등의 서양과 수호조약을 맺었으며 민영익이 전권대사로 미국으로 파견 다녀오게 됩니다. 그와 함께 수행한 유길준은 그동안의 체험을 바탕으로 1895년에 외국의 식사 종류와 풍습 등을 소개한 책을 간행하였습니다.

 서양 문화는 궁중에도 퍼지게 되었는데 1890년대 전후에 기독교 선교사와 의사는 우리나라 왕족과 교류하면서 커피와 빵, 홍차 등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또 러시아 공관에 있던 독일계인 손탁 여사는 우리나라 궁중에 근무하면서 외국에서 온 귀빈을 위한 서양식 연회 음식을 맡았고, 고종이 하사한 땅에 손탁빈관, 한성 빈관으로 불린 손탁호텔을 지어 서양 음식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궁중음식의 전파

 궁에서 궁중요리를 담당하던 이들은 조선왕조가 끝나면서 궁을 떠나 민간에 음식점을 열게 됩니다. 특히 대한제국의 궁중 잔치 음식을 도맡았던 전선사의 책임자는 궁중요리를 하던 실력으로 명월관을 개점하여 한국 음식 전문점을 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 이후 궁중요리를 담당하던 한희순 상궁은 궁에서 나와 민간에게 궁중음식을 알려주었습니다.

 

- 외국의 식품 및 조리법의 유입

 

 1910년 한일병합 이후 우리의 생활문화가 전반적으로 후퇴하였으며, 일본의 수탈로 인해 태평양전쟁에 동원된 물자를 공급하면서 우리는 극심한 식량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 일본인이 경영하는 제조업체가 생기게 되면서 밀가루나 국수, 청량음료, 식용유, 통조림 등의 외래식품이 등장하였고 일본의 제과제빵 기술이 전해져 제과점이 생기게 되는 등 서구 문명도 계속 유입되었습니다.

 1920년에는 조선호텔이 생겼고, 철도 식당이나 서양 음식 가게가 생겼으며 커피가 우리나라에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중국 음식은 임오군란 이후에 들어온 중국 군인과 민간인이 우리나라에 들여왔으며,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중국 만두나 교자, 호떡 등을 만들어 판매하였습니다. 호떡, 만두 등의 중국집은 서울의 명동, 태평로, 소공동 등에 많았고, 중국 고급 요리와 국수를 파는 중국집도 생겨났습니다. 우동이나 단팥죽, 어묵, 단무지, 초밥, 청주 등과 일본 요리 또한 우리나라에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 가공식품 및 외식의 발달

 우리의 식량 사정은 광복 당시에도 나빴으나 광복 이후 1950년 남북 전쟁으로 인해 양곡은 더욱 심각하게 부족하였으며, 그 이후 얼마 동안은 미국 잉여 농산물에 의존하였습니다.

 사정이 좋지 않았던 우리의 식량 사정은 1967년에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점차 나아졌고 경제 또한 급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농업을 하던 인구가 축소되면서 대규모의 공업화된 가공 식품산업이 발전하게 되었으며 설탕이나 밀가루, 전분, 라면, 간장, 된장, 고추장, 분유, 화학조미료, 통조림과 껌, 청량음료 등의 기호 식품산업도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하고 가족 구조가 변화하면서 외식 산업도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냉장고나 냉동고, 식품 조리 기구 및 식품 가공 기술의 발달로 1980년대에는 햄이나 소시지 등 같은 육가공품을 제조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올림픽의 국내 유치나 아시안게임 등은 가공식품을 더욱 다양하고 고급화하는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 변화는 패스트푸드의 보급 속도를 올렸습니다. 프라이드치킨이나 피자, 햄버거, 도넛 등의 음식은 다양한 형태의 체인점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 한국 음식의 변화와 중요성

 산업화는 1990년대 이후 한국 전통음식 분야에도 일어나게 되었는데 그 중 김치나 반찬, 햇반, 죽 등 완제품의 시장성이 확대됐습니다. 최근에는 자극적인 맛의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패스트푸드를 지양하는 추세로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유기농식품이나 건강식품, 기능성식품 등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한국 음식은 밀가루나 육류보다는 채소나 해산물을 주로 사용하며, 기름에 굽거나 튀기기보다는 삶고, 찌고, 숙성시키는 건강하고 열량이 낮은 음식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발효음식인 김치, 장류 등의 기능성은 이미 밝혀진 바 건강에 가장 유익하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하는 요즘 추세에 잘 맞는 웰빙 음식입니다.

 이러한 한국 음식의 우수한 맛과 영양을 인정받아 세계보건기구는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균형을 갖춘 모범 음식으로 한국 음식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SNS가 발달하고 한국의 문화가 외국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서 한국 음식 또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식생활의 형성 및 역사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 조선시대, 현대로 넘어오면서 한국 음식 문화에 정말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고 우리 음식이 가지고 있는 다양함과 건강함, 아름다움이 얼마나 우수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알게 된 것 같아요. 지금도 계속 해외 음식을 접하고 있고 해외 음식과 우리 음식을 조합해 보기도 하면서 창의적인 음식들도 나오고 있으니까 한국 음식의 발달은 현재 진행 중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더 많은 이야기를 쓰려니까 너무 길어져서 자세한 설명해 드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여러분의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었길 바라며 다음 글에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