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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

한과의 종류 - 다식 (2)

by 홍나인 2024. 3. 16.

1. 송화다식

 송화다식은 늦은 봄에 피어나는 소나무의 꽃가루를 말려두었다가 꿀이나 조청 등을 넣고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은 것입니다. 송화다식은 소나무의 꽃가루인 송화가 날아가기 전에 미리 물을 담아놓은 커다란 자배기에 송화를 털어 담고 물을 갈아서 곡식의 가루나 흙 등을 물에 넣고 저어서 잡물을 없애는 수비 작업을 거쳐 만듭니다.

 다식 중에서 송화다식은 최고급에 속하며, 강원도 지역에서 나는 송화다식의 맛이 굉장히 우수해서 중국 황실에도 올려졌다고 전해집니다. 옛 문헌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기록을 보면 송홧가루를 고운 체에 내려서 수비하여 석청을 넣고 반죽한 다음 다식판에 박아서 만드는데, 송화가 다 핀 상태 때는 바람에 날아가 모으기 어렵기 때문에 피려고 할 때 가지에 달린 상태로 따서 돗자리 위에 놓고 햇볕을 쬐게 하면 저절로 떨어진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송홧가루로 다식을 만들 때는 송홧가루에 꿀을 넣고 반죽할 때는 찹쌀가루와 밀가루를 넣고 섞어서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2. 밤 다식

 밤 다식은 밤을 삶아서 속껍질까지 제거한 다음 곱게 찧어서 꿀이나 조청, 계핏가루, 유자청 등을 넣고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은 것으로, 밤 다식을 만들 때는 말려서 속껍질을 제거한 황 밤을 사용합니다. 옛 문헌인 규합총서의 기록을 보면 황 밤다식을 만드는 방법이 나와 있는데, 가루가 굵거나 꿀물에 반죽하면 빛깔이 곱지 않고, 식감이 거칠며 맛이 없기 때문에 속껍질을 제거한 황 밤을 체에 칩니다. 여기에 고운 꿀에 반죽해서 강하게 비벼서 다식판에 넣고 쇠로 만든 망치로 강하게 두드려야 윤기가 나고 반반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즉, 속껍질까지 제거한 황 밤을 푹 삶아서 고운 체로 내린 후 꿀을 넣고 잘 섞어서 뭉친 다음 다식판에 넣고 쇠망치로 세게 두드려서 박아내는 방법입니다.

3. 흑임자다식

 흑임자다식은 볶은 검은깨를 곱게 가루로 만들어서 만드는 것이며, 규합총서에 나와 있는 흑임자다식 만드는 방법은 검은깨를 소반에 놓고 하얀색 깨를 일일이 가려낸 후 타지 않을 만큼 적당하게 볶아서 찧고 고운체로 내립니다. 거기에 좋은 꿀을 넣고 질게 반죽하여 돌절구에 마주 서서 세게 오랫동안 찧은 후 반죽 위로 기름이 흘러나오면 덩어리째로 수건을 이용하거나 손으로 기름을 짠 다음 글자가 깊고 분명하게 새겨진 다식판에 박으면 흑과 백이 분명하여 검은 비단에 흰 실로 수 놓은 것과 같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설탕을 잘못 놓아서 여러 곳에 묻으면 깔끔하지 않게 된다는 주의 사항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4. 녹말다식

 녹두 녹말에 붉고 진한 오미자 물을 넣고 분홍색으로 곱게 물들인 다음 꿀을 넣고 만든 것으로 규합총서에는 진한 오미잣국에 깨끗한 연지를 잘 씻어서 녹말을 묻힌 후 골고루 섞어서 새콤한 맛이 나게 하는데, 이것을 그늘에 두고 건조했다가 다시 비벼서 고운 체에 내립니다. 여기에 꿀을 넣고 반죽하되, 사탕 또는 설탕을 많이 섞으며, 계핏가루, 건정을 넣고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아서 만들면 맛은 좋지만, 계핏가루가 붉은색을 띠기 때문에 섞지 않는 것이 좋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녹말 다식에는 보통 녹두 녹말을 이용하여 만들었지만, 생강의 전분이나 칡 전분 등을 이용하여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5. 용안육다식

 용안은 무환자나뭇과이며, 용안의 열매는 모양이 동그랗고 붉은색의 잔털과 다갈색의 껍질이 있는데, 열매의 모습이 용의 눈처럼 생겼다고 하여 용안 육이라 부릅니다. 용안은 우리나라에서는 잘 자라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많이 생산되며, 우리나라는 중국과 교류했기 때문에 궁중에서는 열리던 큰 잔치 때에는 반드시 통째로 건조한 용안이나 용안 육을 고인 후 상에 올렸습니다.

 용안 육은 단맛이 나고 자양분이 많으며, 씹는 식감이 좋아 그냥 먹거나 말려서 약재로 쓰기도 합니다. 이러한 용안 육은 씨를 제거한 과육을 건조하여 가루로 만든 다음 꿀이나 조청 등을 넣고 반죽하여 물 묻힌 손으로 모양을 만든 후 설탕을 놓고 깨다식처럼 박아서 용안육다식으로 만듭니다.

 용안육다식은 옛 문헌에도 많이 나와 있는데, 조선요리제법과 간편 조선요리제법 등에서는 용안 육에 설탕, 꿀을 넣고 반죽한 것이 나와 있으며, 이조궁정요리통고에서는 꿀이나 설탕, 녹인 엿 등을 넣고 반죽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규합총서와 음식 법에서는 곱게 두드린 용안 육을 물 묻힌 손으로 모양을 만들어서 사탕 박기를 깨다식처럼 한다고 하였는데, 궁중 의궤에서는 용안육다식에 대한 기록이 없는 것을 보아 옛 궁중에서는 용안육다식을 만들어 먹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외 다식의 종류에는 청태, 승검초, 누런콩, 도토리 등으로 만든 다식이 있으며, 먼저 푸른색의 다식인 청태 다식은 열매의 껍질과 속이 모두 푸른 청태로 만들며, 승검초는 미나릿과의 여러해살이풀이며 승검초의 뿌리는 당귀라 부르고 약재로도 쓰입니다. 승검초로 다식을 만들 때는 승검초의 잎을 건조한 다음 가루로 만들어서 푸른색의 다식으로 만드는데, 승검초다식은 윤씨음식법이라는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문헌에서는 승검초의 뿌리인 당귀를 곱게 쳐 다진 후 사기로 만든 그릇에 담고, 물을 두 번이나 세 번 갈아서 쓴맛을 제거한 다음 당귀가 김이 들지 않으면 향이 나지 않기 때문에 당귀를 담은 그릇을 밥이나 떡 위에 그릇째로 놓고 쪄서 김을 들인 후 건조했다가 다시 찧어서 많이 달게 반죽한 다음 잣가루를 뿌린 다식판에 박아서 만듭니다. 이렇게 만든 승검초 다식은 독특한 향과 연한 녹색이 나는 것이 특징이며, 승검초 다식은 당귀 다식이라고 불렀습니다.

 볶은 누런 콩을 가루로 만들어서 재료를 넣고 반죽하여 노란색의 다식을 만들기도 하고, 도토리 앙금으로 만든 상실 다식은 창자를 튼튼하게 하고 기침을 멈추게 한다고 하여 '기침 막이 떡'이라고도 불렀으며, 마의 뿌리인 산약의 전분으로 다식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도토리 앙금으로 만든 다식과 마의 전분으로 만든 다식은 예로부터 나이가 든 부모님께 드린다고 하여 효자 다식이라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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